[태그:] 고기굽는법

  • 삼겹살이 자꾸 질겨지길래 팬 온도와 뒤집는 때를 다시 맞췄다

    집에서 구운 삼겹살은 식당 것과 달리 겉은 타고 속은 질기거나, 반대로 물이 흥건히 나와 삶은 고기처럼 됐다. 고기 탓인 줄 알고 비싼 걸 사 봐도 마찬가지여서, 정육점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팬 온도와 뒤집는 때만 바꿔 보라고 했다.

    고기가 질겨지는 건 팬이 덜 달궈진 상태에서 올려 육즙이 빠져나오는 동안 익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낮은 온도에서는 고기 표면이 바로 익지 않고 물이 새어 나와 팬에서 끓듯이 익으니 퍽퍽해지고, 반대로 팬이 충분히 뜨거우면 겉이 순간적으로 익어 육즙이 안에 갇힌다는 것이다. 여러 번 뒤집는 것도 문제였는데, 자꾸 뒤집으면 표면이 익을 틈이 없어 물이 계속 빠진다고 했다.

    그래서 고기를 냉장고에서 미리 꺼내 20분쯤 두어 찬 기를 뺐다. 차가운 고기를 올리면 팬 온도가 확 떨어져 같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다. 팬은 기름을 두르지 않고 중불보다 조금 센 불로 2분 이상 달궜고,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바로 튀며 사라지는 정도가 됐을 때 고기를 올렸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아 따로 기름을 안 둘러도 됐다.

    고기를 올리자마자 치익 소리가 크게 나면 온도가 맞은 것이었다. 여기서 참는 게 핵심이라, 3분 가까이 건드리지 않고 두었다가 가장자리가 하얗게 익어 올라오고 아랫면에 갈색 껍질이 잡혔을 때 한 번만 뒤집었다. 뒤집은 면은 2분쯤 두었고, 두꺼운 고기는 옆면도 세워 익혔다. 팬에 고기를 너무 많이 올리면 온도가 떨어지니 세 점 정도씩 나눠 구웠다.

    다 구운 고기를 바로 자르지 않고 접시에 1분쯤 두었다. 굽자마자 자르면 육즙이 도마로 다 흘러나오는데, 잠깐 쉬게 하면 육즙이 고기 안에 다시 자리 잡는다고 했다. 실제로 잘랐을 때 접시에 고이는 물이 확 줄었고, 씹었을 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웠다.

    같은 고기가 이렇게 달라지는 걸 보고 그동안 고기 탓을 한 게 미안해졌다. 지금은 팬 달구기 2분, 올리고 3분 기다리기, 한 번만 뒤집기 세 가지만 지키고 있는데, 아이가 집에서 구운 고기가 식당보다 낫다고 말한 날은 좀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