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 사 온 부추를 다 못 먹고, 냉장고에서 물러 버리게 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이번엔 상하기 전에 다듬어 냉동해 두기로 했다.
먼저 부추를 찬물에 헹궜다. 뿌리 쪽에 흙이 묻어 있어, 물에 담가 살살 흔들어 씻고 여러 번 헹궈 냈다.
시든 잎과 뿌리 끝을 다듬었다. 누렇게 뜬 잎은 골라내 버리고, 뿌리 쪽 지저분한 부분을 가지런히 잘라 냈다.
씻은 부추의 물기를 털어 냈다. 물기가 남으면 얼릴 때 서로 엉겨 한 덩어리로 붙는다길래, 채반에 펼쳐 두어 물을 뺐다.
채반에 두고도 남은 물기는 마른행주로 눌러 닦았다. 최대한 바싹 말려야 얼려도 부슬부슬 흩어진다길래, 꼼꼼히 물기를 닦아 냈다.
물기를 없앤 부추를 먹기 좋은 길이로 썰었다. 나중에 국이나 부침에 바로 넣을 수 있게, 적당한 크기로 송송 썰어 두었다.
썬 부추를 지퍼백에 담았다. 한 번 쓸 만큼씩 나눠 담을까 하다가, 봉지가 아까워 우선은 한 봉지에 모아 담았다.
봉지 안의 공기를 빼고 납작하게 폈다. 얇게 펴서 얼리면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떼어 쓰기 좋다길래, 손으로 눌러 평평하게 만들었다.
그대로 냉동실 평평한 자리에 넣었다. 눕혀서 얼려야 덩어리로 뭉치지 않는다길래, 바닥이 판판한 곳에 눕혀 두었다.
납작하게 언 뒤에는 봉지를 세워 보관했다. 얼고 나니 세워 둘 수 있어서, 냉동실 자리도 훨씬 덜 차지했다.
며칠 뒤 국을 끓이다 얼린 부추를 꺼내 봤다. 따로 씻거나 녹일 것 없이, 언 상태 그대로 한 줌 넣으니 무척 편했다.
써 보니 얼린 부추는 무침보다 국이나 부침에 더 어울렸다. 얼었다 녹으면 식감이 물러져서, 생으로 먹기보다 익혀 먹는 게 나았다.
늘 버리던 부추를 알뜰히 쓰게 되니 뿌듯했다. 냉장고에서 물러 버리던 걸 생각하면 진작 이렇게 할 걸 그랬다 싶어, 다음엔 아예 처음부터 한 번 쓸 만큼씩 나눠 담아 얼려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