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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믹스커피를 끊고 드립으로 직접 내려봤다

    아침 커피는 늘 믹스였다. 뜨거운 물에 한 봉 털어 넣고 휘휘 저으면 끝이니까 편했다. 그런데 마실 때마다 너무 달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루에 두세 봉씩 마시는 게 좀 많은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드립으로 직접 내려보기로 했다. 거창하게 시작하긴 부담스러워서 드리퍼랑 종이 필터, 원두 한 봉지만 샀다. 다 합쳐 이만 원 정도였다. 그라인더는 없어서 그냥 갈아둔 원두를 골랐다.

    첫 잔은 솔직히 맛이 없었다. 물을 한꺼번에 부었더니 밍밍하고 쓰기만 했다. 게다가 양 조절을 못 해서 머그컵이 넘칠 뻔했다. 찾아보니 뜸을 한 번 들이고 가운데부터 천천히 돌려가며 부어야 한다길래, 다음 날엔 그렇게 해봤다. 확실히 향이 달랐고, 마실 만한 커피가 나왔다.

    제일 좋았던 건 내리는 그 몇 분이었다. 물을 부으면 가루가 부풀어 오르는데, 그 위로 김이 오르고 향이 퍼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침이 좀 느려졌다. 믹스 한 봉 털어 마실 땐 없던 시간이었다.

    물론 매일은 못 한다. 늦게 일어난 날은 그냥 믹스로 돌아간다. 필터 버리고 드리퍼 헹구는 게 귀찮은 날도 있고. 그래도 여유 있는 아침엔 손이 드리퍼로 간다.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단맛에 기대지 않고 쓴맛을 그냥 받아들이게 된 게, 나름의 변화라면 변화다. 설탕 없이도 마실 만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