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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볶음밥이 늘 질척여서 찬밥과 센 불로 바꿨다

    집에서 볶음밥을 하면 늘 밥알이 뭉치고 질척여서 중국집의 고슬고슬한 볶음밥과는 거리가 멀었다. 갓 지은 밥으로 약한 불에 볶던 게 원인이라는 말에 밥과 불, 순서를 바꿨더니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볶음밥이 나왔다.

    질척이는 건 갓 지은 밥에 수분이 많아 팬에서 김이 나며 밥알끼리 달라붙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전날 지어 냉장고에 넣어 둔 찬밥을 썼다. 하루 식은 밥은 겉이 살짝 말라 밥알이 서로 떨어지고, 팬에서 남은 수분이 빨리 날아가 고슬고슬해진다는 것이다. 찬밥이 없을 때는 갓 지은 밥을 넓은 접시에 펴서 삼십 분 식히고 선풍기 바람을 쐬어 겉을 말렸다.

    불은 팬에서 연기가 살짝 날 만큼 센 불로 올렸다. 센 불에 짧게 볶아야 수분이 순식간에 날아가고, 약불로 오래 볶으면 밥이 쪄지면서 뭉친다는 것이었다.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낸 뒤 계란을 풀어 넣고 반쯤 익었을 때 밥을 넣었다. 계란이 밥알을 코팅해 서로 안 붙게 해 준다는 게 눈에 보였다.

    밥을 넣은 뒤에는 주걱으로 누르지 않고 팬을 흔들며 뒤집듯 볶았다. 눌러 가며 볶으면 밥알이 으깨져 떡처럼 되고, 팬 바닥에 밥을 펼쳐 두었다가 이삼십 초마다 뒤집으면 밥알 겉이 살짝 구워져 향이 났다. 양이 많으면 팬 온도가 떨어져 질척이니 한 번에 한 공기 반을 넘기지 않았고, 두 공기면 두 번에 나눠 볶았다.

    간은 마지막에 팬 가장자리에 간장을 부어 지글지글 태우듯 넣었다. 밥 위에 바로 부으면 그 부분만 젖어 뭉치는데, 팬 벽에 부으면 간장이 눌어붙으며 불향이 나고 골고루 섞였다. 소금은 미리 밥에 살짝 뿌려 두면 간이 고르게 뱄고, 채소는 물이 나오니 따로 볶아 두었다가 마지막에 합쳤다.

    찬밥, 센 불, 계란 코팅, 팬 흔들기, 간장은 가장자리에. 이 다섯 가지를 지킨 뒤로 남은 밥이 생기면 오히려 반갑다. 질척이던 볶음밥이 밥알이 톡톡 흩어지는 볶음밥이 되는 데 필요했던 건 재료가 아니라 밥의 온도와 불의 세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