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선풍기를 틀었는데, 아무리 돌려도 방 공기가 제자리에서 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서큘레이터가 공기를 순환시켜 준다는 말에 하나 사서 켜 봤다.
생김새는 선풍기와 비슷한데 크기가 작고 통통했다. 바람이 멀리까지 곧게 나간다길래, 반신반의하며 방 한쪽 구석에 두고 벽 쪽을 향하게 돌려 봤다.
처음엔 바람이 얼굴로 안 오니 이게 시원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방 전체 공기가 도는 게 느껴져서, 구석에 고여 있던 더운 공기가 움직이는 듯했다.
에어컨과 함께 틀어 보니 차이가 확실했다. 찬 공기가 방 구석구석까지 퍼져서, 예전엔 에어컨 앞만 시원하던 게 이제는 방 전체가 고르게 시원했다.
덕분에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여도 견딜 만했다. 전기요금 생각하면 이 조합이 낫겠다 싶어서, 낮에는 서큘레이터만 돌려 환기하듯 쓰기도 했다.
바람을 직접 쐬는 시원함은 선풍기가 낫지만, 방 공기를 고르게 돌리는 데는 확실히 서큘레이터가 나았다. 용도가 다르구나 싶어, 올여름은 둘을 번갈아 써 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