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지니 목덜미에 닿는 머리카락이 영 거추장스러웠다. 미용실 갈 시간을 내기도 애매해서, 큰맘 먹고 집에서 직접 머리를 잘라 보기로 했다.
거울을 앞뒤로 놓고 가위와 빗을 챙겼다. 영상에서 본 대로 머리를 적당히 적신 뒤 한 가닥씩 빗어 내리며 끝부분만 조금씩 잘랐다. 한 번에 많이 자르면 돌이킬 수 없으니 욕심을 버렸다.
옆머리는 그럭저럭 됐는데 뒷머리가 문제였다. 손이 잘 안 닿는 데다 거울로 보면 좌우가 헷갈려, 자르다 보니 어느 쪽이 더 긴지 가늠이 안 됐다.
결국 뒤는 손가락으로 길이를 가늠해 가며 조심조심 다듬었다. 완벽하진 않아도 더위에 들러붙던 머리가 가벼워지니 그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다 자르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청소기를 돌리고 머리를 감으니 목 주변이 한결 시원했다.
전문가처럼 깔끔하진 않지만 당장 더위는 면했으니 만족스럽다. 정 어색하면 나중에 미용실에서 다듬으면 되니, 급할 땐 이렇게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