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둔 수박을 반통 먹고 나니 나머지가 냉장고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그냥 파먹기도 물려서, 시원하게 화채로 만들어 먹기로 했다.
먼저 수박을 큼직하게 갈라 과육을 발라 냈다. 껍질 가까운 흰 부분은 맛이 없으니, 붉은 살 위주로 숟가락과 칼로 도려냈다.
도려낸 과육을 한입 크기로 큐브처럼 썰었다. 숟가락으로 동그랗게 파내는 방법도 있다길래, 몇 개는 스쿱으로 동그랗게 파냈다.
썰다 보니 씨가 제법 많아 눈에 띄는 건 골라냈다. 화채로 떠먹을 때 씨를 뱉지 않아도 되게, 미리 빼 두니 한결 편하겠다 싶었다.
큰 볼에 썬 수박을 담고 시원한 우유를 부었다. 사이다를 넣는 집도 있지만, 우유를 넣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길래 우유로 했다.
단맛이 부족할 것 같아 꿀을 조금 둘렀다. 수박 자체가 달아 많이는 안 넣고, 우유와 어우러질 만큼만 살짝 넣었다.
얼음을 몇 개 띄웠다. 화채는 시원해야 제맛이라, 얼음을 넣어 국물째 차갑게 만들었다.
냉장고에 있던 다른 과일도 조금 넣었다. 무르기 시작한 복숭아와 방울토마토를 썰어 넣으니, 색도 예쁘고 맛도 풍성해졌다.
완성한 화채를 그릇에 떠서 먹어 보니 시원하고 달았다. 반통 남아 물리던 수박이 근사한 여름 간식으로 변신한 셈이었다.
식구들이 지나가다 한 그릇씩 떠먹어서 금방 없어졌다. 그냥 두면 남았을 수박이, 화채로 만드니 손이 자주 갔다.
남은 화채는 국물째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얼음이 녹아 조금 묽어지긴 해도, 시원하게 두고 마시기 좋았다.
수박을 파먹기 물릴 때 화채로 만드니 색다르게 먹을 수 있었다. 반통 남은 수박이 생기면 또 화채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유 대신 사이다나 요구르트를 넣어도 된다길래 다음엔 다르게 해 봐야겠다 싶었다. 재료만 바꾸면 여러 맛을 낼 수 있으니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수박을 얼려 두었다가 갈아 넣으면 슬러시처럼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