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여니 바깥쪽 방범창 살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비가 오면 그 먼지가 흙탕물이 되어 창을 더럽히던 터라, 큰맘 먹고 닦기로 했다.
먼저 방범창에 손이 닿는지 살폈다. 창을 활짝 열면 살 사이로 손이 들어가서, 안쪽에서 닦을 수 있겠다 싶었다.
마른 솔로 먼저 굵은 먼지를 털어 냈다. 물을 바로 뿌리면 먼지가 진흙처럼 엉기니, 마른 상태에서 털어 내는 것부터 했다.
물을 적신 걸레로 살을 하나씩 감싸 쥐고 닦았다. 살이 가늘어 걸레로 감아 쥐고 위아래로 훑으니, 앉은 먼지가 걸레에 묻어 나왔다.
걸레가 안 들어가는 좁은 살 사이는 헌 칫솔로 훑었다. 촘촘한 살 틈에 낀 먼지가 칫솔모로 문지르니 조금씩 빠졌다.
먼지가 심한 아래쪽 살은 물걸레로 여러 번 닦았다. 빗물에 흙먼지가 눌어붙은 자리라, 한 번에 안 지워져 몇 번씩 문질렀다.
걸레가 금세 새까매져서 자주 헹궈 가며 닦았다. 더러운 걸레로 문지르면 오히려 자국이 남으니, 헹궈서 물기를 짜고 다시 닦았다.
손이 안 닿는 바깥쪽 살은 분무기로 물을 뿌려 씻어 냈다. 걸레가 안 닿는 곳은 물을 뿌려 먼지를 흘려보내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방범창을 닦는 김에 창틀 홈에 낀 먼지도 함께 훔쳐 냈다. 창을 여닫는 레일에 모래가 껴 있어서, 젖은 걸레로 훑어 냈다.
다 닦고 마른걸레로 물기를 훔쳤다. 물기가 남으면 또 먼지가 눌어붙으니, 살과 창틀을 한 번 더 닦아 두었다.
먼지 앉은 방범창이 깨끗해지니 창밖 풍경이 한결 선명했다. 비가 와도 흙탕물이 안 생길 테니, 창이 덜 더러워지겠다 싶었다.
손이 잘 안 가는 곳이라 미뤄 왔는데, 하고 나니 개운했다. 자주는 못 해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은 닦아 줘야겠다 싶었다.
창을 열어 둘 때 드는 바람도 한결 깨끗하게 느껴졌다. 방범창 하나 닦았을 뿐인데 방 안 공기까지 산뜻해진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