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온다는 소식에 현관을 보니 우산이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정작 급할 때 성한 우산을 못 찾을 것 같아, 이참에 정리하기로 했다.
구석에 처박아 둔 우산들을 죄다 꺼내 하나씩 펴 봤다. 살이 부러졌거나 잘 안 펴지는 게 몇 개 나와서, 쓸 수 있는 것과 버릴 것을 갈랐다.
멀쩡한 우산은 접어서 현관 한쪽 통에 가지런히 세워 두었다. 긴 우산과 접이식을 따로 나누니, 나갈 때 손에 잡기 편해졌다.
젖은 우산을 둘 자리도 따로 마련했다. 비 맞고 들어와 아무 데나 두면 바닥이 흥건해지니, 물받이가 있는 통을 문 옆에 놓아 뒀다.
현관에 굴러다니던 우산이 정리되니 드나들 때 발에 걸리지 않아 좋았다. 진작 이렇게 해 둘 걸 싶었다.
다음 날 비가 쏟아졌는데, 성한 우산을 바로 집어 들고 나갈 수 있었다. 미리 챙겨 둔 덕에 허둥대지 않아, 준비해 두길 잘했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