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잘 가지고 논 물놀이 튜브가 부풀린 채로 거실 한쪽을 큼직하게 차지하고 있었다. 볼 때마다 자리만 잡아먹는 게 거슬려서, 오늘은 바람을 빼서 접어 보관하기로 했다.
먼저 튜브 표면에 묻은 물기와 모래를 마른걸레로 구석구석 닦아 냈다. 젖거나 모래가 낀 채로 접으면 곰팡이가 피고 서로 눌어붙는다길래, 깨끗이 닦는 것부터 시작했다.
공기 주입구의 마개를 열었다. 겉만 열어선 바람이 안 빠지고 안쪽 마개까지 눌러 젖혀야 한다는 걸, 한참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린 뒤에야 겨우 알아냈다.
안쪽 마개를 젖히자 쉬익 소리를 내며 바람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냥 두면 저절로 다 빠지진 않아서, 튜브 위에 앉듯이 눌러 가며 남은 공기를 조금씩 짜냈다.
워낙 큰 튜브라 혼자 누르는 걸론 한계가 있어서, 한쪽 끝에서부터 김밥 말듯 돌돌 말며 공기를 앞으로 밀어냈다. 이렇게 하니 안쪽 깊숙이 남아 있던 바람까지 제법 빠져나왔다.
바람이 거의 다 빠진 상태에서 마개를 다시 꼭 잠갔다. 열어 둔 채로 두면 접는 사이에 공기가 도로 스며 들어가서, 눌러 짠 그대로 재빨리 잠그는 게 중요했다.
납작해진 튜브를 바닥에 반듯하게 펴서 각을 맞춰 접었다. 아무렇게나 접으면 접힌 자국이 남고 부피도 커진다길래, 큰 면을 먼저 반으로 접고 다시 차곡차곡 접어 나갔다.
접은 튜브를 커다란 지퍼백에 넣고 입구를 닫으면서 남은 공기를 최대한 눌러 뺐다. 이렇게 싸 두면 보관하는 동안 먼지도 안 앉고, 다음에 꺼낼 때도 한결 깔끔하겠다 싶었다.
부풀어 있을 땐 한 아름이나 되던 것이 접고 나니 손바닥만 해져서, 수납장 서랍 한 칸에 쏙 들어갔다. 그렇게 자리를 차지하던 게 이만큼 작아지니 볼수록 신기했다.
튜브를 치우고 나니 거실이 한결 훤해졌다. 진작 이렇게 정리할 걸, 여름 다 지나도록 왜 그냥 뒀나 싶어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내년 여름에 다시 꺼내 쓰면 되니 버릴 것도 아니고, 잘 접어 두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정리하는 김에 옆에 굴러다니던 다른 물놀이 용품들도 함께 모아 담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