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불을 덮고 자다 보니 땀이 배어 눅눅한 냄새가 났다. 통째로 세탁기에 돌리기엔 부피가 커서, 홑청만 벗겨 삶아 빨기로 했다.
이불에서 홑청을 분리하는 것부터 일이었다. 네 귀퉁이를 묶어 둔 끈을 풀고 속통을 빼내는데, 어디를 어떻게 꿰맸는지 헷갈려서 한참을 씨름했다.
큰 냄비에 물을 끓이고 세탁 세제를 조금 풀어 홑청을 넣고 삶았다. 팔팔 끓이면 색이 상할까 봐 약한 불에서 뒤적여 가며 삶았는데, 물이 금세 뿌옇게 변했다.
삶은 홑청을 찬물에 여러 번 헹궜다. 세제가 남으면 피부에 안 좋다길래 물이 맑아질 때까지 헹궜더니, 손목이 다 시큰거렸다.
탈수해서 볕 좋은 베란다에 널었다. 한여름 햇볕이 어찌나 좋은지 몇 시간 만에 바싹 말라, 손으로 만지니 뽀송하고 냄새도 개운했다.
마른 홑청을 다시 속통에 씌워 귀퉁이를 묶으니, 새 이불을 덮는 기분이었다. 그날 밤 눅눅함 없이 보송한 이불을 덮고 누우니, 삶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