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심어 둔 베란다 상추가 어느새 제법 자라서, 저녁에 쌈을 싸 먹으려고 몇 잎 뜯어 왔다. 내 손으로 키운 걸 따 먹는 건 처음이라 괜히 마음이 들떴다.
겉잎부터 뜯어야 계속 자란다길래, 바깥쪽 큰 잎만 골라 아래를 톡톡 꺾어 땄다. 벌레 먹은 구멍이 몇 개 있었지만, 농약을 안 쳤다는 증거려니 하고 넘겼다.
뜯은 상추를 물에 담가 흔들어 씻었다. 흙이 은근히 나와서 두어 번 더 헹궜다. 잎이 도톰하고 싱싱한 게, 마트에서 사 온 것보다 훨씬 생기가 있어 보였다.
저녁에 고기를 구워 이 상추에 싸 먹어 보니, 아삭하고 향이 진한 게 확실히 달랐다. 별것 아닌 상추 한 장인데, 내가 키운 거라 그런지 유난히 맛있게 느껴졌다.
따고 나서 물을 흠뻑 주니 금세 또 잎이 올라올 것 같았다. 이렇게 조금씩 뜯어 먹는 재미가 쏠쏠해서, 다음엔 깻잎도 심어 볼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