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담가 둔 매실청이 어느새 석 달째가 됐다. 오래 두면 매실 건더기 때문에 맛이 변한다길래, 이제 건더기를 걸러 청만 따로 담기로 했다.
매실청은 설탕이 다 녹은 뒤 건더기를 건져야 한다고 했다. 너무 오래 담가 두면 매실에서 군내가 나거나 발효가 지나칠 수 있다길래, 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먼저 담가 둔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매실 향이 확 올라오고, 매실은 쪼글쪼글해진 채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큰 체를 다른 통 위에 얹어 준비했다. 청과 건더기를 한 번에 나누려고, 넉넉한 통 위에 체를 걸치고 그 위로 항아리를 기울였다.
항아리를 기울여 청을 체에 부었다. 걸쭉한 매실청이 체를 통과해 아래 통에 고이고, 쪼글쪼글한 매실은 체에 걸러졌다.
체에 남은 매실을 주걱으로 눌러 짰다. 매실에 밴 청이 아까워서, 주걱으로 지그시 눌러 마지막 한 방울까지 받아 냈다.
거른 청을 보니 맑고 진한 갈색이었다. 설탕이 완전히 녹아 걸쭉하게 우러난 청이, 매실 향을 가득 품고 통에 고였다.
옮겨 담을 병을 미리 소독해 두었다. 끓는 물로 병을 헹궈 말려 두었는데, 물기가 남으면 상하기 쉽다길래 바싹 말린 병을 골랐다.
깔때기를 대고 청을 병에 옮겨 담았다. 좁은 병 입구로 흘리지 않게 깔때기를 꽂고, 청을 조금씩 부어 병을 채웠다.
담은 병에 담근 날짜를 적어 붙였다. 언제 담근 것인지 잊지 않으려고, 종이에 날짜를 적어 병에 붙여 두었다.
청을 담은 병은 냉장고에 넣었다. 거른 뒤에는 서늘하게 두어야 오래간다길래, 바로 마실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냉장 보관했다.
찬물에 매실청을 타 마셔 보니 새콤달콤 시원했다. 더운 날 한 잔 들이켜니, 석 달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싶었다.
걸러 낸 매실은 버리지 않고 따로 두었다. 씨를 발라 잘게 다져 무침을 하거나 고추장에 박아 장아찌처럼 먹으면 된다길래, 하나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