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만 되면 거실 창으로 해가 정면으로 들이쳐서 눈이 부시고 방 안까지 후끈했다. 커튼을 쳐도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서, 창문에 붙이는 햇빛 차단 필름을 사다 직접 붙여 보기로 했다.
필름을 사 와서 먼저 창문 크기를 줄자로 쟀다. 넉넉히 잘라 붙인 뒤 남는 부분을 잘라 내는 방식이라, 실제 창보다 사방으로 조금씩 크게 치수를 재 두었다.
붙이기 전에 유리창부터 깨끗이 닦았다. 먼지나 얼룩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필름 아래에 그대로 갇혀 비친다길래, 물걸레로 한 번 닦고 마른걸레로 다시 한 번 훔쳐 냈다.
깨끗해진 유리 크기에 맞춰 필름을 가위로 잘랐다. 처음 해 보는 거라 삐뚤어질까 봐, 일부러 조금 크게 잘라 두고 붙이면서 맞추기로 마음먹었다.
유리 표면에 분무기로 물을 흠뻑 뿌렸다. 물기가 있어야 필름이 유리 위에서 미끄러지며 위치를 잡을 수 있다길래, 아래로 흐를 만큼 넉넉하게 뿌렸다.
필름 뒤의 보호 비닐을 조심스레 벗기고 젖은 유리에 대고 붙였다. 한 번에 딱 맞추려다 자꾸 한쪽이 접혀서, 물기 덕분에 떼었다 붙였다를 몇 번 반복하며 위치를 잡았다.
얼추 자리를 잡은 뒤 카드로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밀어 물과 공기를 빼냈다. 기포가 남으면 두고두고 보기 싫다길래, 잘 안 빠지는 기포는 필름을 살짝 들어 물을 다시 밀어 냈다.
창틀 밖으로 삐져나온 필름은 자를 대고 칼로 반듯하게 잘라 냈다. 천천히 힘을 주어 한 번에 그으니 깔끔하게 잘려서, 들뜨거나 삐져나온 부분 없이 마무리됐다.
다 붙이고 한 걸음 물러나 보니 오후 햇살이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바깥 풍경은 그대로 보이는데 쨍하던 빛만 눅어서, 눈부심도 열기도 줄어든 게 바로 느껴졌다.
필름 한 장 붙였을 뿐인데 오후에 거실에 앉아 있기가 훨씬 편해졌다. 커튼을 걷어도 눈이 안 부시니 낮에도 밝게 지낼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이 정도면 에어컨도 조금은 덜 틀어도 되겠다 싶었다. 붙이는 데 손이 좀 가긴 했어도 여름 내내 누릴 걸 생각하니, 진작 붙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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