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에 자꾸 싹이 나길래 보관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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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자 사 둔 감자가 열흘도 안 돼 싹이 나고 껍질이 초록빛으로 변해 여러 알을 버렸다. 감자 싹과 초록 껍질에는 쓴맛을 내는 독성 성분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길래, 왜 이렇게 빨리 나는지부터 알아보고 보관을 바꿨다.

감자는 빛을 받으면 껍질에 초록 색소와 함께 독성 성분이 늘고, 따뜻하면 싹이 빨리 튄다고 했다. 내가 둔 곳이 창가 근처 선반이라 딱 그 조건이었다. 그래서 빛이 안 드는 서늘한 곳을 찾아 다용도실 아래 칸으로 옮기고, 비닐봉지에서 꺼내 구멍 뚫린 종이 상자에 담아 숨이 트이게 했다. 비닐 안은 습기가 차서 물러지고 썩기 쉽다고 한다.

냉장고에 넣으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오히려 안 된다고 했다. 너무 차가우면 감자의 전분이 당으로 변해 맛이 달고 이상해지고, 구우면 어두운 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감자에 맞는 온도는 7도에서 10도 사이의 서늘한 곳이라 냉장고보다 다용도실이나 베란다 그늘이 맞았다.

상자 안에 사과 한 알을 함께 넣었다. 사과가 내는 기체가 감자 싹이 트는 걸 늦춘다길래 반신반의하며 넣었는데, 실제로 이전보다 싹이 훨씬 늦게 났다. 다만 사과는 다른 과일은 빨리 익히니 감자 상자에만 넣고 다른 과일과는 떨어뜨렸다. 사과는 일주일쯤 지나 물러지기 시작하면 새것으로 바꿔 넣었다.

양파와 함께 두지 않는 것도 배웠다. 둘을 같은 상자에 두면 서로 내는 기체와 습기로 양쪽 다 빨리 상한다고 한다. 감자는 흙이 묻은 채로 두는 게 더 오래가서 먹기 직전에만 씻었고, 이미 싹이 조금 난 것은 싹과 그 주변을 깊이 파내고 초록 부분은 두껍게 벗겨 먹었다. 싹이 길게 자란 감자는 아까워도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한다.

보관을 바꾼 뒤로는 한 상자를 한 달 넘게 멀쩡히 먹었다. 감자는 어둡고 서늘하고 숨 쉬는 곳에 사과 한 알과 두는 것만 지키면 되는 거라, 창가에 두던 습관 하나가 그동안 감자를 버리게 한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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