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에 밥을 해 두고 이틀쯤 보온으로 두면 밥이 누렇게 변하고 특유의 군내가 났다. 전기도 계속 쓰고 맛도 떨어져서, 남는 밥을 어떻게 두는 게 맞는지 알아보고 방법을 바꿨다.
보온 상태의 밥은 육십 도 안팎에서 계속 열을 받아 수분이 날아가고 표면이 마르면서 색이 변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밥알의 전분이 다시 굳어 맛도 푸석해진다고 한다. 냉장고는 더 나쁜 선택이었다. 냉장 온도가 전분을 가장 빨리 굳게 하는 구간이라 하루만 넣어도 딱딱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을 하자마자 한 끼 분량씩 나누어 얼리는 쪽으로 바꿨다. 갓 지은 밥을 김이 오를 때 밀폐 용기나 랩에 납작하게 담았다. 뜨거울 때 싸야 수분이 안에 갇혀 나중에 데워도 촉촉하고, 얇게 펴야 빨리 얼어 밥알이 덜 상한다는 설명이 그대로 맞았다. 한 김 식힌 뒤 냉동실에 넣었다. 랩으로 쌀 때는 밥을 너무 꾹 누르지 않고 살짝 여유 있게 감싸야 데울 때 김이 돌아 촉촉하고, 용기는 한 공기 크기의 납작한 것이 얼고 데우는 데 가장 빨랐다.
먹을 때는 얼린 채로 전자레인지에 두세 분 돌렸다. 해동 없이 바로 데워야 수분이 덜 빠진다길래 그렇게 했더니, 갓 한 밥과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윤기가 돌았다. 며칠 보온한 밥보다 훨씬 나았고, 밥솥은 밥이 다 되면 바로 비우고 씻어 두니 군내도 사라졌다.
얼린 밥도 한 달을 넘기면 냉동실 냄새가 배고 맛이 떨어져서, 용기에 날짜를 적어 두고 오래된 것부터 먹는 습관을 들였다. 밥을 자주 하는 게 번거로우면 한 번에 넉넉히 지어 나눠 얼리는 편이 오히려 편했고, 전기요금도 보온을 계속 켜 둘 때보다 줄었다. 밥솥 보온은 하루 종일 켜 두면 생각보다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 걸 계량기 숫자로 확인했다.
남은 밥은 보온도 냉장도 아니라 뜨거울 때 소분해 얼리는 것이 정답이었다. 밥솥에 밥을 묵히던 습관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매 끼니 밥맛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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