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이 사흘이면 곰팡이가 피길래 냉동 보관으로 바꿨다

작성자

카테고리:

식빵 한 봉지를 사면 사흘째부터 귀퉁이에 초록 곰팡이가 피어 절반은 버렸다. 냉장고에 넣어 봤더니 곰팡이는 안 피는데 빵이 돌처럼 딱딱해져 그것도 못 먹었다. 빵집 사장님께 물었더니 냉장은 최악이고 냉동이 답이라며 방법을 알려 줘서 그대로 해 봤다.

냉장고가 안 되는 이유가 의외였다. 빵의 전분은 0도에서 5도 사이에서 가장 빨리 굳는 성질이 있어서, 냉장고 온도가 딱 그 구간이라 상온보다 오히려 빨리 딱딱해진다는 것이다. 반면 영하 18도 냉동실에서는 이 굳는 반응이 거의 멈춰 빵 속 수분이 그대로 갇힌다고 했다. 곰팡이도 냉동에서는 자라지 못하니 두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는 셈이었다.

사 온 식빵을 당장 먹을 두 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한 장씩 랩으로 쌌다. 봉지째 얼리면 한 덩어리로 붙어 필요한 만큼 떼기 어렵고, 낱장으로 싸야 공기가 안 닿아 냉동실 냄새도 안 밴다고 했다. 랩으로 싼 빵은 지퍼백에 모아 공기를 빼고 닫은 뒤 날짜를 적어 넣었다. 한 달 안에 먹는 게 좋다고 해서 표시해 둔 것이다.

먹을 때는 해동하지 않고 언 채로 토스터에 바로 넣었다. 실온에 두고 녹이면 표면에 물이 맺혀 눅눅해지는데, 언 상태로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나온다고 해서다. 평소보다 30초쯤 더 구웠더니 정말 갓 산 빵처럼 나왔고, 샌드위치용으로 부드럽게 쓰고 싶을 때는 랩째로 전자레인지에 20초만 돌렸다.

보름 뒤 꺼낸 빵도 첫날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랩을 허술하게 싼 한 장은 가장자리에 서리가 앉아 그 부분이 퍼석했는데, 공기가 닿은 자리라 그렇다고 했다. 그 뒤로는 랩을 두 번 감고 지퍼백 공기를 빨대로 빨아 빼는 식으로 더 꼼꼼히 싸고 있다.

이렇게 바꾸고 나서 식빵을 버린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침에 두 장씩 꺼내 굽는 게 습관이 됐고, 세일할 때 두 봉지를 사도 부담이 없어졌다. 냉장고에 넣으면 오래간다는 상식이 빵에는 정반대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