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odynvale

  • 여름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버리기 시작했다

    여름이 되니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올라왔다. 특히 비 오는 날은 더 심해서, 부엌에 들어설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고민하다가,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얼려서 버린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좀 유난인가 싶었지만 냄새와 날파리에 시달리느니 해 보자 싶었다.

    남은 음식물의 물기를 최대한 짜서 봉지에 담고, 냉동실 한쪽에 자리를 마련해 넣어 두었다. 처음엔 음식물을 냉동실에 넣는 게 영 께름칙했다.

    그런데 얼려 두니 확실히 냄새가 안 났다. 배출하는 날 얼린 걸 그대로 꺼내 버리면 되니, 통에 며칠씩 두고 썩히는 것보다 훨씬 깔끔했다.

    날파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통에 음식물이 고여 있질 않으니 꼬일 일이 없어진 셈이다. 부엌에서 나던 그 꿉꿉한 냄새가 사라진 게 제일 좋았다.

    봉지째 얼려 두는 거라 냉동실 자리를 좀 차지하는 건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여름 한철 냄새 스트레스를 던 걸 생각하면, 이만한 방법이 없다 싶다.

  • 에어컨 필터를 꺼내 물로 씻었다

    에어컨을 처음 켜는 날, 바람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길래 필터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작년 여름 쓰고 그대로 닫아 둔 터라, 안에 먼지가 한가득일 게 뻔했다.

    앞면 커버를 양옆 걸쇠를 눌러 들어 올리니 필터 두 장이 끼워져 있었다. 꺼내 보니 회색 먼지가 융단처럼 앉아 있어, 이걸 모르고 틀 뻔했다 생각하니 아찔했다.

    필터는 욕실로 가져가 샤워기로 뒤쪽에서 앞으로 물을 흘려보내며 헹궜다. 먼지가 낀 반대 방향으로 물을 쏴야 잘 빠진다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시커먼 물이 한참 흘러나왔다.

    심하게 낀 부분은 부드러운 솔로 살살 문질렀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망이 상한다고 해서 힘을 빼고 결을 따라 가볍게 쓸어 줬다.

    다 씻은 필터는 그늘에서 물기를 완전히 말렸다. 젖은 채로 끼우면 곰팡이가 핀다고 해서, 햇볕 대신 바람 드는 곳에 한참 세워 두었다.

    바싹 마른 필터를 다시 끼우고 에어컨을 켜니 냄새가 가시고 바람 세기도 한결 나아졌다. 매년 첫 가동 전엔 이걸 꼭 해야겠다고, 달력에 적어 두기로 했다.

  • 냉장고 속 오래된 반찬통을 싹 비우고 정리했다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안쪽에서 정체 모를 냄새가 나서, 큰맘 먹고 날을 잡아 냉장고를 비웠다. 반찬통을 하나씩 꺼내 보니 언제 넣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것들이 뒤쪽에서 줄줄이 나왔다.

    곰팡이가 핀 장아찌며 말라붙은 나물이 생각보다 많았다. 아까워서 안 버리고 미뤄 둔 것들인데, 결국 이렇게 다 버리게 되니 차라리 진작 정리할 걸 싶었다.

    빈 반찬통은 뜨거운 물에 베이킹소다를 풀어 담가 두었다. 찌든 냄새가 밴 통은 한참 불려야 닦인다고 해서, 설거지하는 동안 담가 놓고 기다렸다.

    냉장고 안쪽 선반은 빼서 닦고, 빼기 어려운 칸은 식초 푼 물을 적신 행주로 구석구석 훔쳤다. 흘러서 굳은 국물 자국이 여기저기 있어, 닦아 내니 묵은 때가 벗겨졌다.

    비운 김에 자리도 다시 잡았다. 자주 꺼내 먹는 건 손 닿는 앞쪽에, 오래 두는 건 안쪽에 두니 뭐가 어디 있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정리를 마치고 문을 여니 냄새가 사라지고 속이 훤했다. 텅 빈 칸을 보니 그동안 쓸데없이 쟁여 둔 게 많았구나 싶어, 앞으론 먹을 만큼만 두기로 마음먹었다.

  • 더워서 머리카락을 짧게 셀프 커트했다

    날이 더워지니 목덜미에 닿는 머리카락이 영 거추장스러웠다. 미용실 갈 시간을 내기도 애매해서, 큰맘 먹고 집에서 직접 머리를 잘라 보기로 했다.

    거울을 앞뒤로 놓고 가위와 빗을 챙겼다. 영상에서 본 대로 머리를 적당히 적신 뒤 한 가닥씩 빗어 내리며 끝부분만 조금씩 잘랐다. 한 번에 많이 자르면 돌이킬 수 없으니 욕심을 버렸다.

    옆머리는 그럭저럭 됐는데 뒷머리가 문제였다. 손이 잘 안 닿는 데다 거울로 보면 좌우가 헷갈려, 자르다 보니 어느 쪽이 더 긴지 가늠이 안 됐다.

    결국 뒤는 손가락으로 길이를 가늠해 가며 조심조심 다듬었다. 완벽하진 않아도 더위에 들러붙던 머리가 가벼워지니 그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다 자르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청소기를 돌리고 머리를 감으니 목 주변이 한결 시원했다.

    전문가처럼 깔끔하진 않지만 당장 더위는 면했으니 만족스럽다. 정 어색하면 나중에 미용실에서 다듬으면 되니, 급할 땐 이렇게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 아끼는 운동화를 오랜만에 손빨래로 빨았다

    장마 들기 전에 운동화를 빨아두자 싶었다. 세탁기에 돌리면 편하긴 한데, 아끼는 신발이라 모양 망가질까 봐 오랜만에 손빨래를 하기로 했다. 욕실에 쪼그려 앉아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받았다.

    먼저 깔창과 끈을 빼서 따로 담갔다. 신발은 솔에 비누를 묻혀 겉부터 살살 문질렀다. 흰 부분이 누렇게 떠 있어서 그쪽은 좀 더 힘줘 닦았더니 거품이 거뭇하게 일어났다. 생각보다 때가 많이 나왔다.

    안쪽은 손이 잘 안 들어가서 헌 칫솔로 구석구석 문질렀다. 발 닿는 부분은 묵은 냄새가 배어 있길래 비누칠을 두 번 했다. 끈은 비벼 빠니 새것처럼 하얘져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헹구는 게 제일 일이었다. 비눗기가 남으면 마른 뒤에 얼룩진다길래 물을 몇 번이나 갈아가며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짰다. 마지막엔 수건으로 신발을 감싸 꾹 눌러 물기를 최대한 뺐다.

    모양 잡으라고 안에 신문지를 구겨 넣고 그늘에 세워 말렸다. 햇볕에 바로 말리면 변색된다고 해서 바람 잘 드는 베란다 구석에 뒀다. 하루 반쯤 지나니 보송하게 말랐다.

    다 마른 신발을 보니 색이 한 톤 밝아졌다. 세탁기보다 손은 갔어도 모양이 그대로고 뒤축도 안 눌려서 만족스러웠다. 역시 아끼는 건 손으로 빠는 게 낫다 싶었다. 장마 끝나면 한 번 더 빨아야겠다.

  • 화분 흙에 생긴 날파리 때문에 흙을 갈아줬다

    거실에 둔 화분 근처에 언제부턴가 자그마한 날벌레가 날아다녔다. 처음엔 어디서 들어왔나 했는데, 물을 줄 때마다 흙에서 폴폴 올라오는 걸 보고 흙에 생긴 날파리라는 걸 알았다. 손으로 휘저어 봐도 끝이 없었다.

    찾아보니 흙이 늘 축축하면 거기에 알을 깐다고 했다. 내가 물을 너무 자주 준 게 화근이었다. 표면 흙을 손가락으로 찔러보니 속까지 질척했다. 이대로 두면 화분마다 번질 것 같아서 흙을 갈아주기로 했다.

    화분을 신문지 위로 옮겨 식물을 조심조심 뽑았다. 뿌리에 엉긴 젖은 흙을 살살 털어내니 작은 애벌레 같은 것도 보였다. 비위가 좀 상했지만 이게 원인이구나 싶어 더 꼼꼼히 털었다.

    새 흙으로 갈아 심고, 이번엔 표면에 마사토를 한 겹 덮어줬다. 흙 위가 마른 상태를 유지해야 벌레가 다시 안 꼬인다길래 시도해 본 거였다. 물도 흙이 바싹 마른 걸 확인하고 나서만 주기로 했다.

    며칠 지나니 정말 날벌레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일주일쯤 되니 거의 안 보였다. 무심코 자주 주던 물이 문제였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식물은 물을 적게 줘서 시들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잎이 더 짱짱해졌다. 정성이 과해서 탈이 났던 셈이다. 좋다고 자꾸 들여다보며 물 준 게 결국 화근이었다니 좀 허탈했다. 앞으로는 흙 상태를 먼저 손으로 짚어보고 물을 줘야겠다.

  • 베이킹소다로 전자레인지 묵은 때를 닦았다

    전자레인지 문을 열 때마다 안쪽에 누런 얼룩이랑 음식 튄 자국이 눈에 거슬렸다. 행주로 쓱 닦아선 잘 안 지워지고, 세제를 쓰자니 음식 데우는 곳이라 영 찝찝했다. 그러다 베이킹소다가 좋다는 말이 떠올랐다.

    방법도 간단했다. 내열 그릇에 물을 반쯤 담고 베이킹소다를 두어 숟가락 풀었다. 그걸 전자레인지에 넣고 오 분 정도 팍팍 돌렸다.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차오르더니 유리문에 뿌옇게 서렸다.

    다 돌린 뒤에 바로 열지 않고 이삼 분 그대로 뒀다. 김이 묵은 때를 불려준다길래 기다린 건데, 이게 핵심인 것 같았다. 문을 여니 안쪽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마른행주로 슥 닦으니 그렇게 안 지워지던 누런 자국이 힘 안 들이고 밀려 나왔다. 굳어 있던 음식 자국도 불어서 그런지 한 번에 떨어졌다. 구석에 낀 것만 면봉으로 마저 닦았다.

    다 닦고 나니 안쪽이 반들반들했다. 무엇보다 데울 때 나던 묘한 냄새가 사라진 게 제일 만족스러웠다. 남은 베이킹소다 물은 버리기 아까워서 싱크대 배수구에 부어버렸다.

    세제 한 방울 안 쓰고 부엌에 있는 걸로 끝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음식 데우는 곳이라 더 안심이 됐다. 십 분도 안 걸렸으니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은 이렇게 돌려야겠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걸 싶었다.

  • 보리차를 끓여 냉장고에 채워두기 시작했다

    여름 들어 물을 자주 들이켜는데, 사 먹는 생수가 금방 동나는 게 영 아까웠다. 어릴 적 집 냉장고엔 늘 보리차가 한 주전자 들어 있었던 게 생각나서, 나도 끓여 채워두기로 했다. 마트에서 볶은 보리 한 봉지를 사 왔다.

    큰 냄비에 물을 가득 붓고 보리를 한 줌 넣어 끓였다. 처음엔 얼마나 넣어야 할지 몰라 대충 넣었더니 색이 너무 진하게 우러났다. 다음번엔 양을 줄였더니 연한 갈색으로 딱 마시기 좋았다. 이런 건 몇 번 해봐야 감이 오는 모양이었다.

    끓일 때 집 안에 퍼지는 구수한 냄새가 좋았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십 분쯤 더 뒀다가 불을 껐다. 보리를 너무 오래 두면 텁텁해진다길래, 한 김 식힌 뒤엔 체에 걸러 알갱이를 건져냈다.

    식힌 보리차는 빈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뒀다. 차게 식은 보리차를 컵에 따라 마시니 밍밍한 맹물보다 훨씬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았다. 단맛이 없는데도 자꾸 손이 갔다.

    이틀에 한 번씩 끓이는 게 습관이 됐다. 냉장고를 열면 보리차 병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괜히 든든했다. 생수를 박스로 쟁여두지 않아도 되고, 페트병 쓰레기가 확 줄어든 것도 마음에 들었다.

    별것 아닌 일인데 시원한 보리차 한 잔에 하루가 한결 산뜻해졌다. 손님이 와도 맹물 대신 내놓을 게 생겨 좋았다. 이 더위가 가시기 전까진 계속 끓여둘 생각이다.

  • 모기 때문에 결국 방충망을 직접 갈았다

    밤마다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친 지 며칠째였다. 분명 불을 끄면 어디선가 모기가 나타났다. 자세히 보니 안방 방충망 한쪽 구석이 살짝 찢어져 있었다. 저 틈으로 들어오는구나 싶어 결국 직접 갈아보기로 했다.

    철물점에 가서 방충망 그물이랑 고무 패킹, 그리고 패킹을 끼우는 롤러라는 작은 도구를 샀다. 생각보다 값이 얼마 안 나가서 다행이었다. 직원분이 창틀에서 망을 통째로 떼어내 바닥에 눕히고 작업하면 편하다고 일러줬다.

    집에 와서 창틀의 방충망 프레임을 들어 올리니 의외로 쉽게 빠졌다. 기존 고무 패킹을 한쪽 끝부터 잡아 뜯으니 헌 그물이 같이 떨어져 나왔다.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어서 김에 프레임도 물걸레로 한번 닦았다.

    새 그물을 프레임보다 넉넉하게 잘라 위에 덮고, 롤러로 고무 패킹을 홈에 따라 꾹꾹 밀어 넣었다. 이게 은근히 요령이 필요했다. 한쪽을 너무 당기면 그물이 비뚤어져서, 팽팽한 정도를 봐가며 천천히 밀어 넣었다.

    네 변을 다 끼우고 삐져나온 그물은 칼로 패킹 바깥을 따라 살살 도려냈다. 처음 한 변은 어설펐는데 갈수록 손에 익었다. 완성한 망을 다시 창틀에 끼우니 찢어진 틈 없이 말끔했다.

    그날 밤은 정말 오랜만에 앵앵 소리 없이 푹 잤다. 기사를 부르면 몇만 원은 나왔을 텐데 부속값만 들여 직접 해결하니 뿌듯함이 두 배였다. 안 쓰는 방 창문도 조만간 갈아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단호박을 통째로 쪄서 간식으로 먹어봤다

    마트에서 단호박 하나를 충동적으로 샀다. 늙은 호박보다 작고 동글동글한 게 귀여워 보였고, 쪄서 먹으면 간식으로 그만이라는 말도 들었기 때문이다. 막상 집에 와선 단단한 껍질을 어떻게 손봐야 하나 한참 들여다봤다.

    통째로 찌는 게 제일 쉽다길래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다만 그냥 찌면 속까지 익는 데 오래 걸린다고 해서, 전자레인지에 통째로 이삼 분 살짝 돌려 겉을 무르게 했다. 그러고 나니 칼이 한결 수월하게 들어갔다.

    반을 갈라 숟가락으로 씨와 질척한 속을 긁어냈다. 생각보다 씨가 많아서 그릇 하나를 가득 채웠다. 손질한 단호박을 다시 큼직하게 잘라 찜기에 올리고, 물이 끓기 시작한 뒤로 이십 분 정도 약불로 뒀다.

    다 됐나 싶어 젓가락으로 찔러보니 쑥 들어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걸 한 조각 집어 후후 불어 먹었는데, 설탕을 넣지도 않았는데 속살이 달았다. 포슬포슬한 식감이 군고구마랑 비슷하면서도 더 부드러웠다.

    남은 건 한 김 식혀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실에 넣어뒀다. 출출할 때 하나씩 꺼내 데워 먹으면 과자보다 든든할 것 같았다. 껍질째 먹어도 된다길래 버리는 것도 거의 없어 알뜰했다.

    손질이 살짝 번거롭긴 해도 한 번 쪄두니 며칠 간식 걱정이 없어졌다. 단맛이 당길 때 과자 대신 손이 가는 게 단호박이라니, 이게 작은 변화지만 꽤 마음에 든다. 다음엔 두 개쯤 사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