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운동화를 오랜만에 손빨래로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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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들기 전에 운동화를 빨아두자 싶었다. 세탁기에 돌리면 편하긴 한데, 아끼는 신발이라 모양 망가질까 봐 오랜만에 손빨래를 하기로 했다. 욕실에 쪼그려 앉아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받았다.

먼저 깔창과 끈을 빼서 따로 담갔다. 신발은 솔에 비누를 묻혀 겉부터 살살 문질렀다. 흰 부분이 누렇게 떠 있어서 그쪽은 좀 더 힘줘 닦았더니 거품이 거뭇하게 일어났다. 생각보다 때가 많이 나왔다.

안쪽은 손이 잘 안 들어가서 헌 칫솔로 구석구석 문질렀다. 발 닿는 부분은 묵은 냄새가 배어 있길래 비누칠을 두 번 했다. 끈은 비벼 빠니 새것처럼 하얘져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헹구는 게 제일 일이었다. 비눗기가 남으면 마른 뒤에 얼룩진다길래 물을 몇 번이나 갈아가며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짰다. 마지막엔 수건으로 신발을 감싸 꾹 눌러 물기를 최대한 뺐다.

모양 잡으라고 안에 신문지를 구겨 넣고 그늘에 세워 말렸다. 햇볕에 바로 말리면 변색된다고 해서 바람 잘 드는 베란다 구석에 뒀다. 하루 반쯤 지나니 보송하게 말랐다.

다 마른 신발을 보니 색이 한 톤 밝아졌다. 세탁기보다 손은 갔어도 모양이 그대로고 뒤축도 안 눌려서 만족스러웠다. 역시 아끼는 건 손으로 빠는 게 낫다 싶었다. 장마 끝나면 한 번 더 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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