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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이불을 인견으로 바꿨다

    덮고 자던 여름 이불이 어쩐지 덥고 눅눅한 것 같아서, 큰맘 먹고 인견 홑이불로 바꿔 봤다. 시원하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궁금하기도 했다.

    새로 산 인견 이불을 뜯어 보니 사르르 흘러내리는 게 촉감부터 달랐다. 처음 쓰는 거라 먼저 한 번 빨아야 한다길래, 찬물에 중성세제로 살살 손빨래를 했다.

    물을 먹으니 꽤 무거워서 짜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세게 비틀면 구겨진다길래 꾹꾹 눌러 물기만 빼고, 채반에 널듯이 펴서 그늘에 말렸다. 볕에 바로 말리면 상한다고 해서 그늘을 택했다.

    다 마른 이불을 깔고 밤에 덮어 보니 확실히 등에 닿는 느낌이 서늘했다. 몸에 착 감기는데도 통풍이 되는지 답답하지가 않았다.

    덕분에 그날 밤은 뒤척임이 덜했다. 관리가 조금 번거롭긴 해도 이 시원함이면 감수할 만하다 싶었다. 여름엔 이불 하나 바꾸는 것도 꽤 큰 차이구나 싶었다.

  • 동네 계곡에 발 담그러 다녀왔다

    주말에 딱히 갈 데는 없고 집은 덥고 해서, 가까운 계곡에 발이나 담그러 다녀왔다. 멀리 가는 건 부담스러워 차로 삼십 분쯤 되는 동네 계곡으로 정했다.

    돗자리랑 김밥, 물통만 대충 챙겨서 갔다. 도착하니 이미 자리 잡은 사람들이 꽤 있어서, 나무 그늘 밑 적당한 바위 옆에 자리를 폈다.

    바지를 걷고 물에 발을 담그니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났다. 처음엔 시려서 발을 뺐다가, 조금 지나니 적응돼서 계속 담그고 있게 됐다. 발끝부터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가져간 김밥을 그늘에서 먹는데, 물소리 들으면서 먹으니 별것 아닌 김밥도 유난히 맛있었다. 발은 계속 물에 담근 채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돌아올 땐 발이 퉁퉁 불어 있었지만 기분은 개운했다. 멀리 휴가 안 가도 이렇게 반나절 다녀오는 걸로 충분하다 싶었다. 다음에도 더우면 또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 모기장을 새것으로 바꿨다

    밤에 창문을 열어 두고 자다가 모기한테 몇 방 물리고 나서, 낡은 모기장을 새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예전 것은 구멍이 나 있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온라인으로 침대에 씌우는 사각 모기장을 하나 샀다. 막상 받아 보니 지지대며 그물이며 부속이 많아서, 설명서를 보면서도 어디부터 끼워야 할지 헷갈렸다.

    기둥을 하나씩 연결해 틀을 세우고 그물을 씌우는데, 혼자 하려니 한쪽을 맞추면 다른 쪽이 빠지길 반복했다. 결국 바닥에 눕혀서 대충 조립한 뒤 침대 위로 통째로 옮겼다.

    다 세우고 안에 들어가 누워 보니 아늑한 게 어릴 때 텐트 치고 놀던 기분이 났다. 그물 사이로 바람은 통하는데 모기는 못 들어오니 딱 좋았다.

    그날 밤은 물릴 걱정 없이 창문 열어 두고 푹 잤다. 아침에 팔다리를 살펴봐도 새로 물린 자국이 없어서 마음이 놓였다. 이 맛에 모기장 치는구나 싶었다.

  • 방충망에 구멍이 나서 보수 스티커로 막았다

    밤에 불 켜고 있으면 어디서 모기가 자꾸 들어오길래 살펴봤더니, 거실 방충망 한쪽에 구멍이 나 있었다. 언제 이렇게 됐는지 손가락만 한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방충망을 통째로 갈자니 번거롭고 돈도 아까워서, 일단 철물점에서 방충망 보수 스티커라는 걸 사 왔다. 구멍 난 부분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고 해서 반신반의하며 골랐다.

    집에 와서 구멍 주변 먼지를 물티슈로 닦고 물기를 말린 다음, 스티커를 구멍보다 넉넉하게 잘라 붙였다. 안쪽과 바깥쪽 양면에 붙이니 제법 단단히 고정되는 느낌이었다.

    붙이고 나서 손으로 살살 눌러 보니 잘 떨어지지도 않고, 멀리서 보면 티도 별로 안 났다. 생각보다 감쪽같아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다.

    그날 밤엔 모기가 안 들어오는지 확인하려고 유심히 봤는데, 확실히 조용했다. 큰돈 들여 방충망 갈 뻔했는데 몇천 원짜리 스티커로 해결하니 뿌듯했다. 다른 창문도 구멍 났나 한번 살펴봐야겠다.

  • 옥수수를 한 솥 쪄 먹었다

    길에서 옥수수 파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봉지 사 왔다. 여름이면 찐 옥수수 생각이 나서, 집에서 한 솥 가득 쪄 먹기로 했다.

    옥수수는 겉껍질을 몇 겹 벗기되 속껍질은 한 겹 남겨 두면 더 맛있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수염도 지저분한 것만 대충 떼고 냄비에 차곡차곡 넣었다.

    물을 자작하게 붓고 소금이랑 설탕을 한 숟갈씩 넣었다. 예전에 소금만 넣었더니 밍밍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설탕을 살짝 더했다. 뚜껑 덮고 센 불에 올렸다가 끓으면 중불로 줄여 한참 삶았다.

    집안 가득 옥수수 삶는 냄새가 퍼지니 벌써 군침이 돌았다. 다 익은 것 같아 하나 꺼내 먹어 봤더니, 알이 통통하고 달아서 딱 좋았다. 소금 설탕 간이 은근히 배어든 게 시판 옥수수 부럽지 않았다.

    남은 건 한 김 식혀서 하나씩 랩에 싸 냉동실에 넣었다. 먹고 싶을 때 쪄서 먹으면 된다길래. 별것 아닌데 여름 간식 하나 든든하게 챙겨 둔 기분이라 흐뭇했다.

  • 여름 감기에 걸려 동네 병원에 다녀왔다

    한여름에 웬 감기냐 싶겠지만, 며칠 전부터 목이 칼칼하고 콧물이 나더니 결국 여름 감기에 걸렸다.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고 잔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처음엔 그냥 버티면 낫겠지 했는데, 몸이 으슬으슬하면서 기운이 쭉 빠지길래 안 되겠다 싶어 동네 병원에 다녀왔다. 여름인데도 감기 환자가 꽤 있어서 대기실이 붐볐다.

    진료받으면서 물어보니, 냉방 때문에 실내외 온도차가 크면 여름에도 감기에 잘 걸린다고 했다. 이른바 냉방병이랑 겹친 것 같다고. 약 잘 챙겨 먹고 찬 데 오래 있지 말라는 당부를 들었다.

    약을 받아 와서 먹고 하루 푹 쉬었다. 에어컨 온도도 좀 높이고, 잘 때는 얇은 이불이라도 배에 덮고 잤다. 확실히 배를 따뜻하게 하니 밤에 덜 추웠다.

    이틀쯤 지나니 목 아픈 게 한결 나아졌다. 여름 감기가 더 오래간다더니 아직 코는 훌쩍이지만, 그래도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앞으로 에어컨 온도는 좀 적당히 맞춰야겠다.

  • 미루던 치과 스케일링, 큰맘 먹고 다녀왔다

    스케일링을 받아야지 받아야지 하면서 2년을 미뤘다. 치과 특유의 그 위잉거리는 소리가 어릴 때부터 무서웠던 탓이다. 갈 때마다 핑계를 대며 예약을 뒤로 미뤘다.

    그러다 잇몸에서 피가 자꾸 나길래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예약을 잡았다. 다행히 건강보험이 적용돼서 만 몇천 원이면 된다고 했다. 생각보다 부담이 크지 않았다.

    진료 의자에 누우니 역시 긴장됐다. 그 소리가 시작되자 나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굳었다. 눈을 질끈 감고 얼른 끝나기만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시큰한 느낌이 잠깐씩 스치긴 했어도 참을 만했고, 20분쯤 지나자 금세 끝이 났다.

    끝나고 혀로 이를 훑어 보니 매끈한 게 어찌나 개운하던지. 왜 진작 안 왔나 싶었다. 이제는 1년에 한 번은 꼭 받으려고 한다. 미룰수록 더 무서워진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 냉동실 정리하다 소분하는 습관이 생겼다

    냉동실을 오랜만에 열었더니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봉지들이 가득했다. 언제 넣었는지도 모를 것들이 서리를 뒤집어쓴 채 꽁꽁 얼어 있었다.

    날을 잡고 안에 있는 걸 싹 꺼내 봤다. 정체 모를 고기 덩어리, 반쯤 남은 떡, 이름 모를 국물까지 별별 게 다 나왔다. 바닥에 늘어놓고 보니 양이 어마어마했다.

    결국 절반은 버렸다. 아까웠지만 언제 산 건지도 모르니 먹기가 영 찝찝했다. 멀쩡한 걸 버리면서 앞으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 반성했다.

    그 뒤로는 뭐든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담기 시작했다. 지퍼백에 날짜와 내용물을 매직으로 적어 두니, 나중에 헷갈릴 일이 없었다.

    그랬더니 요리할 때 딱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게 되어 편했다. 버리는 것도 확 줄었다. 별것 아닌 습관인데 냉동실이 깔끔해지니 문을 여는 기분부터 달라졌다.

  • 처음 간 캠핑, 텐트 치다 진땀 뺀 이야기

    큰맘 먹고 생애 처음으로 캠핑을 가기로 했다. 장비는 죄다 빌리고, 텐트만 저렴한 걸로 새로 하나 샀다. 설레는 마음에 짐을 잔뜩 싸서 길을 나섰다.

    문제는 텐트를 한 번도 안 쳐 보고 갔다는 거였다. 현장에서 설명서를 펴 놓고 폴대를 끼우는데, 이게 대체 어디로 들어가는 건지 도무지 감이 안 왔다.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텐트는 자꾸 한쪽으로 주저앉고, 등에서는 땀이 흘렀다. 옆에서 지켜보는 일행 눈치도 보이고, 괜히 큰소리쳤나 싶어 마음만 급해졌다.

    결국 옆자리 캠퍼분이 보다 못해 다가와 도와주셨다. 손에 익은 솜씨로 5분 만에 뚝딱 세워 주시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연신 인사를 했다.

    밤이 되어 텐트 안에 누우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었다. 다음엔 집 마당에서라도 미리 연습하고 가야겠다고, 별을 보며 다짐했다.

  • 미숫가루를 타 먹었다

    아침을 거르는 날이 잦아서 뭐라도 간단히 먹어야겠다 싶었다. 찬장을 뒤지다 미숫가루 봉지가 눈에 띄어서, 오랜만에 한 잔 타 먹기로 했다.

    컵에 미숫가루를 서너 숟갈 넣고 찬 우유를 부었다. 처음엔 가루가 뭉쳐서 덩어리가 지길래, 숟가락으로 눌러 가며 한참을 저었다. 물보다 우유에 타면 더 고소하다는 말이 생각나서 우유를 골랐다.

    덩어리가 얼추 풀리자 설탕을 조금 넣었다. 원래 미숫가루에 단맛이 살짝 있긴 한데, 아침이라 기운을 내려고 달게 먹고 싶었다. 얼음도 두어 개 띄우니 제법 시원한 한 잔이 됐다.

    한 모금 마시니 구수한 곡물 맛이 입안에 퍼졌다. 걸쭉해서 마신다기보다 떠먹는 느낌인데, 이 정도면 밥 한 끼 대신으로 든든했다. 바닥에 가라앉은 가루는 숟가락으로 긁어 먹었다.

    차린 것도 없이 컵 하나로 아침이 해결되니 편했다. 출근 전 시간 없을 때 이만한 게 없다 싶어서, 미숫가루를 넉넉히 사다 두고 아침마다 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