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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란다 방울토마토가 익었다

    봄에 베란다 화분에 심어 둔 방울토마토가 드디어 빨갛게 익었다. 아침에 물을 주다가 초록 잎 사이로 빨간 알이 몇 개 보여서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봤다.

    처음엔 노란 꽃만 잔뜩 피길래 열매가 맺힐까 걱정했는데, 어느새 초록 구슬 같은 게 조롱조롱 달리더니 아래쪽부터 하나씩 붉어졌다. 매일 조금씩 색이 짙어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장 빨갛게 익은 걸로 두 알을 땄다. 물에 씻어 그 자리에서 하나 입에 넣으니, 마트에서 산 것과는 다르게 껍질이 얇고 새콤달콤한 즙이 톡 터졌다. 햇볕을 받고 자라서 그런지 향이 진했다.

    아직 초록인 것들이 많아서 며칠 더 두면 계속 따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욕심내지 않고 익은 것만 골라 따고, 나머지는 좀 더 크라고 남겨 뒀다.

    씨 몇 알 심었을 뿐인데 이렇게 열매를 내주니 신기하고 뿌듯했다. 손바닥만 한 화분에서 난 토마토 두 알이 사 먹는 한 봉지보다 값지게 느껴졌다. 내일 아침엔 또 몇 개나 익어 있을지 벌써 궁금하다.

  • 여름 홑청을 삶아 빨았다

    장마가 시작되니 이불에서 눅눅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덮고 있던 여름 홑청을 벗겨 큰맘 먹고 삶아 빨기로 했다.

    홑청은 삶으면 때가 잘 빠진다길래 큰 냄비에 물을 받고 가루비누를 풀었다. 천을 넣고 끓이니 부글부글 거품이 올라오면서 물이 금세 뿌옇게 변했다. 눌어붙지 않게 나무주걱으로 이따금 저어 줬다.

    이십 분쯤 삶은 뒤 불을 끄고 찬물에 여러 번 헹궜다. 손으로 비틀어 짜 보니 처음보다 천이 한결 뽀얘진 게 눈에 보였다. 삶는 김에 베갯잇도 몇 개 같이 넣어 빨았다.

    물기를 짜서 베란다 빨랫줄에 널었다. 마침 볕이 좋아서 오후 내내 바람에 나부끼더니, 저녁 무렵 걷을 때는 바싹 말라 손끝에 보송한 감촉이 남았다.

    마른 홑청에 코를 대 보니 눅눅한 냄새는 온데간데없고 햇볕 냄새만 났다. 다시 이불에 씌워 덮으니 개운해서 잠도 잘 올 것 같았다. 장마철엔 볕 나는 날을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삶아 빨아야겠다.

  • 등산화를 빨아 말렸다

    지난주 비 오는 날 산에 다녀온 뒤로 등산화에서 쿰쿰한 냄새가 났다. 그냥 두면 곰팡이가 필 것 같아, 큰맘 먹고 빨아서 말리기로 했다.

    먼저 끈과 깔창을 빼냈다. 깔창을 들어내니 안쪽에 흙과 모래가 잔뜩 껴 있어서, 이걸 그냥 신고 다녔나 싶어 좀 놀랐다.

    솔에 세제를 묻혀 바닥의 흙부터 털어 냈다. 밑창 홈에 낀 흙이 어찌나 단단히 박혔는지, 물을 뿌려 가며 한참을 문지르고 나서야 겨우 떨어졌다.

    겉과 안쪽을 골고루 닦고 물로 헹궜다. 방수 기능이 있는 신발이라 물에 오래 담그면 안 된다길래, 담가 두지 않고 솔질과 헹굼만 빠르게 끝냈다.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안에 신문지를 구겨 넣었다. 종이가 안쪽 물기를 먹어 준다고 해서, 바람 잘 드는 그늘에 세워 말렸다. 직사광선은 신발을 상하게 한다길래 피했다.

    이틀쯤 지나 신문지를 갈아 주며 말리니 뽀송하게 말랐다. 냄새도 가시고 밑창도 깨끗해져서, 다음 산행 때 기분 좋게 신고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 베란다 상추를 뜯어 먹었다

    봄에 화분에 심어 둔 상추가 제법 무성하게 자랐다. 잎이 손바닥만 해진 걸 보고, 오늘 저녁 고기 먹을 때 이걸 뜯어 먹어 보자 싶어 베란다로 나갔다.

    바깥 잎부터 하나씩 뜯었다. 가운데 순은 두고 겉잎만 뜯어야 계속 자란다길래, 아까워도 크고 억센 잎 위주로 골라 땄다.

    뜯은 자리에서 하얀 진액이 배어 나왔다. 상추에서 이런 게 나오는구나 처음 알았고, 손끝이 끈적해졌지만 갓 딴 잎이라 그런지 싱싱함이 느껴졌다.

    딴 상추를 물에 담가 흔들어 씻었다. 벌레 먹은 자국이 몇 군데 있었지만, 농약 안 친 걸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물기를 털어 채반에 밭쳐 두었다.

    저녁에 구운 고기를 이 상추에 싸 먹어 보니, 사 온 것보다 잎이 도톰하고 아삭했다. 직접 기른 걸 먹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맛이 더 좋게 느껴졌다.

    몇 장 뜯었는데도 표가 안 날 만큼 잎이 많아서, 당분간은 사 먹을 일이 없겠다 싶었다. 물만 잘 주면 계속 자란다니, 다음엔 깻잎도 심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 여름 이불을 인견으로 바꿨다

    밤에 덮고 자던 이불이 더워서 자꾸 걷어차게 되길래, 여름용으로 인견 이불을 하나 장만했다. 인견이 시원하다는 말은 들었어도 실제로 써 본 적은 없어서 반신반의했다.

    택배를 뜯으니 이불이 서늘하고 매끈했다. 손으로 만져 보는데 감촉이 사르르해서, 벌써 시원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얼른 쓰던 이불을 걷고 새 이불로 갈았다.

    처음 덮고 누웠을 때 등과 배에 닿는 느낌이 확실히 시원했다. 솜이불처럼 몸을 감싸는 포근함은 없지만, 대신 착 감기면서도 열이 안 차는 게 여름엔 딱이었다.

    다만 워낙 미끄러워서 자다 보면 이불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몇 번 다시 끌어 올리다가, 이건 좀 익숙해져야 할 문제겠구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불이 침대 아래로 반쯤 흘러 있었지만, 그래도 밤새 덥지 않게 잔 게 어디냐 싶었다. 땀에 절어 깨던 날들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개어 두기도 편했다. 여름 내내 잘 쓸 것 같아, 진작 바꿀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솜이불은 잠시 넣어 두기로 했다.

  • 선풍기 대신 서큘레이터를 켜 봤다

    해마다 여름이면 선풍기를 틀었는데, 아무리 돌려도 방 공기가 제자리에서 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서큘레이터가 공기를 순환시켜 준다는 말에 하나 사서 켜 봤다.

    생김새는 선풍기와 비슷한데 크기가 작고 통통했다. 바람이 멀리까지 곧게 나간다길래, 반신반의하며 방 한쪽 구석에 두고 벽 쪽을 향하게 돌려 봤다.

    처음엔 바람이 얼굴로 안 오니 이게 시원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방 전체 공기가 도는 게 느껴져서, 구석에 고여 있던 더운 공기가 움직이는 듯했다.

    에어컨과 함께 틀어 보니 차이가 확실했다. 찬 공기가 방 구석구석까지 퍼져서, 예전엔 에어컨 앞만 시원하던 게 이제는 방 전체가 고르게 시원했다.

    덕분에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여도 견딜 만했다. 전기요금 생각하면 이 조합이 낫겠다 싶어서, 낮에는 서큘레이터만 돌려 환기하듯 쓰기도 했다.

    바람을 직접 쐬는 시원함은 선풍기가 낫지만, 방 공기를 고르게 돌리는 데는 확실히 서큘레이터가 나았다. 용도가 다르구나 싶어, 올여름은 둘을 번갈아 써 볼 참이다.

  • 베란다 방울토마토를 처음 수확했다

    봄에 모종으로 심은 베란다 방울토마토가 드디어 빨갛게 익었다. 초록 열매만 한참 달려 있어 언제 익나 했는데, 며칠 새 몇 알이 발갛게 물들어 반가웠다.

    잘 익은 걸 골라 손으로 살짝 비틀어 땄다. 꼭지에서 톡 떨어지는 느낌이 어찌나 좋던지, 고작 몇 알인데도 수확이라는 게 이런 맛이구나 싶었다.

    딴 김에 웃자란 곁순도 정리했다. 줄기 사이에서 나온 곁순을 그냥 두면 영양이 분산된다길래, 열매 쪽으로 힘이 가라고 몇 개 떼어 냈다.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물에 씻어 하나 입에 넣어 보니, 사 먹던 것보다 껍질이 도톰하고 맛이 진했다. 완전히 익혀 따서 그런지 단맛이 확실히 달랐다.

    아직 초록인 열매가 잔뜩 남아 있어, 앞으로 며칠에 걸쳐 조금씩 더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 아침 베란다에 나가 빨개진 걸 찾는 게 소소한 재미가 됐다.

    물 주고 곁순 떼는 게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이렇게 직접 딴 걸 먹으니 그동안의 수고가 싹 잊혔다. 다음엔 상추도 곁들여 심어 볼까 하는 욕심이 생긴다.

  • 열대야에 대나무 돗자리를 깔았다

    며칠째 열대야가 이어지니 침대에 누워도 등이 후끈해서 잠이 안 왔다. 에어컨을 밤새 틀기도 부담스러워, 예전에 사 두고 안 쓰던 대나무 돗자리를 꺼냈다.

    돌돌 말려 있던 걸 펴니 오래 접혀 있어 자국이 남아 있었다. 물걸레로 한 번 닦고 잠깐 널어 두었다가, 침대 위에 반듯하게 깔았다.

    누워 보니 처음엔 서늘한 감촉에 살짝 놀랐다. 등에 닿는 느낌이 이불과는 완전히 달라서, 뜨끈하던 자리가 순식간에 시원해지는 게 신기했다.

    다만 처음엔 대나무의 단단한 느낌이 배겨서 좀 불편했다. 얇은 홑이불을 하나 깔아 볼까 하다가, 그러면 시원한 맛이 덜할 것 같아 그냥 며칠 적응해 보기로 했다.

    뒤척일 때마다 서늘한 부분으로 자리를 옮기니, 굳이 에어컨을 안 켜도 견딜 만했다. 자리를 바꿔 가며 시원함을 찾는 재미가 은근 있었다.

    며칠 지나니 감촉에도 익숙해져서 이제는 제법 편하게 잔다. 별것 아닌 돗자리 하나로 열대야가 한결 견딜 만해지니, 진작 꺼낼 걸 그랬다 싶었다.

  • 베란다 상추가 웃자라 윗잎을 솎아 먹었다

    봄에 베란다 화분에 심은 상추가 어느새 훌쩍 자랐다. 그런데 잎이 빽빽하게 올라오면서 서로 겹쳐, 안쪽 잎들이 노랗게 뜨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바람이 안 통해 다 상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웃자란 윗잎부터 솎아 주기로 했다. 어차피 따 먹을 거니 겸사겸사였다.

    큰 잎을 골라 밑동을 남기고 바깥쪽부터 하나씩 뜯었다. 속잎은 남겨 둬야 계속 자란다길래, 가운데 여린 잎은 건드리지 않았다.

    한 움큼 뜯고 나니 화분이 한결 성글어져 바람이 통할 것 같았다. 겹쳐서 답답해 보이던 게 정리되니 상추도 숨을 쉬는 듯했다.

    뜯은 상추는 물에 헹궈 저녁에 쌈으로 먹었다. 사 온 것보다 잎이 도톰하진 않아도, 내가 키운 거라 그런지 유난히 아삭하고 맛있게 느껴졌다.

    솎아 주고 나니 며칠 뒤 속잎이 또 부쩍 올라왔다. 뜯어 먹을수록 더 자란다니, 이 재미에 베란다 텃밭을 하는구나 싶었다.

  • 오랜만에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을 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려고 꺼냈더니, 페달을 밟을 때마다 끼익끼익 쇳소리가 났다. 체인을 보니 기름기가 다 마르고 벌겋게 녹까지 슬어 있었다.

    이대로 타면 체인이 상한다길래, 미뤄 뒀던 기름칠을 하기로 했다. 마침 자전거용 체인 오일이 있어서 그걸 꺼냈다.

    먼저 마른 헝겊으로 체인에 낀 묵은 때와 먼지를 닦아 냈다. 시커먼 게 잔뜩 묻어 나와서, 그동안 이런 걸 달고 굴러다녔나 싶었다.

    페달을 천천히 거꾸로 돌리면서 체인 마디마디에 오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골고루 스미라고 몇 바퀴 더 돌린 뒤, 넘친 기름은 다시 헝겊으로 닦아 냈다.

    기름이 너무 많으면 먼지가 더 잘 붙는다고 해서, 겉으로 흐르는 건 꼼꼼히 훔쳐 냈다. 그러고 나서 페달을 밟아 보니 그 거슬리던 쇳소리가 씻은 듯 사라졌다.

    바퀴가 매끄럽게 굴러가니 타는 맛이 확 달랐다. 별것 아닌 손질인데 이렇게 다를 줄이야. 앞으로는 계절마다 한 번씩은 챙겨 줘야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