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아찌를 담갔는데 며칠 지나 고추가 물러지고 간장이 탁해지는 일이 흔하다. 물러지지 않게 담그는 핵심은 간장 물을 끓여서 뜨거운 채로 붓고, 사흘 뒤 간장만 따라 내 다시 끓여 식혀 붓는 것이다. 고추는 꼭지를 짧게 남기고 이쑤시개로 두세 군데 찔러 간이 배게 하되 씻은 뒤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
고추가 무르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고추에 남은 물기와 공기 중 세균이 간장을 희석하고 발효시켜 조직을 녹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간장 농도가 낮아 삼투압으로 고추 속 수분을 충분히 빼내지 못하는 것이다. 끓인 간장을 뜨겁게 부으면 고추 표면이 살짝 데쳐지며 효소가 멈추고 잡균이 죽어 아삭함이 오래가고, 다시 끓이는 것은 고추에서 나온 물로 묽어진 간장을 원래 농도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비율은 간장 1, 물 1, 식초 1, 설탕 1을 기본으로 하되 짜지 않게 먹으려면 물을 1.5로 늘린다. 고추 1킬로그램이면 간장 2컵, 물 2컵, 식초 2컵, 설탕 2컵 정도로 잠길 만큼 된다. 간장과 물, 설탕을 먼저 끓이고 식초는 불을 끈 뒤 넣어야 신맛이 날아가지 않는다. 청양고추는 매워서 풋고추나 오이고추와 반씩 섞고, 오이고추는 물이 많아 더 쉽게 무르니 간장을 조금 진하게 잡는다.
고추는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차곡차곡 넣고 끓는 간장을 바로 붓는다. 고추가 떠오르면 공기에 닿은 부분부터 상하므로 접시나 돌로 눌러 완전히 잠기게 한다. 뚜껑을 덮어 실온에 두었다가 3일째 간장만 냄비에 따라 끓여 완전히 식힌 뒤 다시 붓고, 일주일 뒤 한 번 더 반복하면 세 달 넘게 두어도 아삭하다. 두 번째부터는 식혀서 부어야 고추가 익어 색이 변하지 않는다.
소금물에 삭혀 만드는 방식도 있다. 물 1리터에 소금 100그램을 녹여 고추를 담그고 2주쯤 삭힌 뒤 간장 양념에 옮기는 방법인데, 노랗게 삭은 고추 특유의 맛이 나고 더 오래가지만 시간이 걸린다. 간장 담금은 일주일이면 먹을 수 있어 바로 먹을 양은 간장으로, 겨울까지 둘 양은 소금 삭힘으로 나누면 좋다.
고추장아찌가 물러지는 것은 물기와 묽은 간장 때문이니, 바짝 말린 고추에 끓인 간장을 붓고 사흘 뒤 다시 끓여 붓는 두 가지만 지키면 끝까지 아삭한 장아찌가 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