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분식집 단골이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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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온 동네에 마땅히 아는 데가 없었다. 끼니는 주로 배달이나 편의점으로 때웠는데, 어느 날 골목 안쪽에 작은 분식집이 보였다. 간판도 빛바래고 테이블이 네 개뿐인 그런 집이었다.

처음엔 그냥 김밥 한 줄 사러 들어갔다. 사천 원이었나, 받아서 나왔는데 집에서 먹어보니 속이 꽉 차고 간이 딱 맞았다. 다음 날 또 갔고, 그다음 날엔 떡볶이도 같이 시켰다.

몇 번 가니까 사장님이 얼굴을 기억하셨다. 라면 시키면 묻지도 않고 계란을 하나 풀어주시고, 김밥엔 단무지를 더 넣어주셨다. 어느 날은 다 먹고 나가는데 사탕을 한 줌 쥐여주시기도 했다. 별거 아닌데 혼자 사는 입장에선 그게 그렇게 든든하더라.

한 번은 비가 많이 오는 날 갔는데 손님이 나밖에 없었다. 사장님이 앉아서 드시던 식혜를 한 컵 주시면서 동네 얘기를 한참 해주셨다. 어느 세탁소가 잘하는지, 어느 마트가 싼지 같은 거. 짧은 시간에 동네에 아는 사람이 생긴 기분이었다.

덕분에 배달 앱을 켜는 일이 확 줄었다. 걸어서 삼 분이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수수료 붙여 시킬 이유가 없었다. 돈도 돈이지만 사람을 보고 먹는 게 더 좋았다.

단골이라는 말이 좀 쑥스럽긴 한데, 이제 그 집이 내 동네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래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고 괜히 혼자 바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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