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가 일주일도 안 돼 썩길래 신문지 보관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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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고구마 한 박스를 싸게 샀는데 일주일도 안 돼 몇 개가 물러지고 검은 반점이 번졌다. 감자처럼 오래가는 줄 알고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 둔 게 화근이었다. 고구마는 추위에 약해서 냉장 보관이 오히려 썩게 만든다는 말을 듣고 보관법을 바꿨더니 한 달 넘게 멀쩡했다.

고구마는 따뜻한 지방 작물이라 10도 아래로 내려가면 세포가 상해 안쪽부터 무르고 단맛도 빠진다고 했다. 냉장고 채소칸이 대개 5도 안팎이니 매일 냉해를 입히고 있었던 셈이다. 반대로 너무 더우면 싹이 나고, 습하면 곰팡이가 생기니 12도에서 15도 사이의 서늘하고 마른 곳이 맞다는 것이다.

먼저 상자에서 고구마를 다 꺼내 하루 동안 베란다에 펼쳐 겉을 말렸다. 흙이 묻은 채로 두는 게 좋고 씻으면 안 된다고 해서 흙은 털기만 했다. 상처 난 것과 무른 것은 골라내 먼저 먹었는데, 하나가 썩으면 옆 것까지 빠르게 번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겉을 말리면 껍질이 단단해져 오래간다고 했다.

말린 고구마는 신문지로 두세 개씩 감싸 종이 상자에 넣었다. 신문지가 습기를 빨아들여 곰팡이를 막고 온도 변화도 완만하게 해 준다는 설명이었다. 비닐봉지는 안에 물이 맺혀 썩게 하니 절대 안 되고, 상자 뚜껑은 완전히 닫지 않고 숨구멍을 두었다. 상자는 베란다 안쪽 그늘, 바닥에서 조금 띄운 선반 위에 두었다. 겨울에 베란다가 영하로 떨어지면 실내 서늘한 구석으로 옮기기로 했다.

보름쯤 지나 꺼내 보니 무른 것이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처음보다 달아져 있었다. 수확 뒤 서늘한 곳에서 시간이 지나면 전분이 당으로 바뀌어 단맛이 오른다고 하더니 정말이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상자에 반이 남았는데 싹도 나지 않았다. 사과 옆에 두면 싹이 빨리 난다고 해서 과일과는 떨어뜨렸다.

이제 고구마는 사 오면 하루 말려 신문지에 싸는 게 순서가 됐다. 감자와 고구마를 같은 칸에 두던 습관도 버렸는데, 감자는 서늘해도 되지만 고구마는 안 된다는 걸 한 박스를 거의 버리고 나서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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