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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화를 빨아 말렸다

    지난주 비 오는 날 산에 다녀온 뒤로 등산화에서 쿰쿰한 냄새가 났다. 그냥 두면 곰팡이가 필 것 같아, 큰맘 먹고 빨아서 말리기로 했다.

    먼저 끈과 깔창을 빼냈다. 깔창을 들어내니 안쪽에 흙과 모래가 잔뜩 껴 있어서, 이걸 그냥 신고 다녔나 싶어 좀 놀랐다.

    솔에 세제를 묻혀 바닥의 흙부터 털어 냈다. 밑창 홈에 낀 흙이 어찌나 단단히 박혔는지, 물을 뿌려 가며 한참을 문지르고 나서야 겨우 떨어졌다.

    겉과 안쪽을 골고루 닦고 물로 헹궜다. 방수 기능이 있는 신발이라 물에 오래 담그면 안 된다길래, 담가 두지 않고 솔질과 헹굼만 빠르게 끝냈다.

    물기를 수건으로 닦고 안에 신문지를 구겨 넣었다. 종이가 안쪽 물기를 먹어 준다고 해서, 바람 잘 드는 그늘에 세워 말렸다. 직사광선은 신발을 상하게 한다길래 피했다.

    이틀쯤 지나 신문지를 갈아 주며 말리니 뽀송하게 말랐다. 냄새도 가시고 밑창도 깨끗해져서, 다음 산행 때 기분 좋게 신고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 베란다 상추를 뜯어 먹었다

    봄에 화분에 심어 둔 상추가 제법 무성하게 자랐다. 잎이 손바닥만 해진 걸 보고, 오늘 저녁 고기 먹을 때 이걸 뜯어 먹어 보자 싶어 베란다로 나갔다.

    바깥 잎부터 하나씩 뜯었다. 가운데 순은 두고 겉잎만 뜯어야 계속 자란다길래, 아까워도 크고 억센 잎 위주로 골라 땄다.

    뜯은 자리에서 하얀 진액이 배어 나왔다. 상추에서 이런 게 나오는구나 처음 알았고, 손끝이 끈적해졌지만 갓 딴 잎이라 그런지 싱싱함이 느껴졌다.

    딴 상추를 물에 담가 흔들어 씻었다. 벌레 먹은 자국이 몇 군데 있었지만, 농약 안 친 걸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물기를 털어 채반에 밭쳐 두었다.

    저녁에 구운 고기를 이 상추에 싸 먹어 보니, 사 온 것보다 잎이 도톰하고 아삭했다. 직접 기른 걸 먹는다는 생각 때문인지 맛이 더 좋게 느껴졌다.

    몇 장 뜯었는데도 표가 안 날 만큼 잎이 많아서, 당분간은 사 먹을 일이 없겠다 싶었다. 물만 잘 주면 계속 자란다니, 다음엔 깻잎도 심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 여름 이불을 인견으로 바꿨다

    밤에 덮고 자던 이불이 더워서 자꾸 걷어차게 되길래, 여름용으로 인견 이불을 하나 장만했다. 인견이 시원하다는 말은 들었어도 실제로 써 본 적은 없어서 반신반의했다.

    택배를 뜯으니 이불이 서늘하고 매끈했다. 손으로 만져 보는데 감촉이 사르르해서, 벌써 시원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얼른 쓰던 이불을 걷고 새 이불로 갈았다.

    처음 덮고 누웠을 때 등과 배에 닿는 느낌이 확실히 시원했다. 솜이불처럼 몸을 감싸는 포근함은 없지만, 대신 착 감기면서도 열이 안 차는 게 여름엔 딱이었다.

    다만 워낙 미끄러워서 자다 보면 이불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몇 번 다시 끌어 올리다가, 이건 좀 익숙해져야 할 문제겠구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불이 침대 아래로 반쯤 흘러 있었지만, 그래도 밤새 덥지 않게 잔 게 어디냐 싶었다. 땀에 절어 깨던 날들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개어 두기도 편했다. 여름 내내 잘 쓸 것 같아, 진작 바꿀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솜이불은 잠시 넣어 두기로 했다.

  • 선풍기 대신 서큘레이터를 켜 봤다

    해마다 여름이면 선풍기를 틀었는데, 아무리 돌려도 방 공기가 제자리에서 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서큘레이터가 공기를 순환시켜 준다는 말에 하나 사서 켜 봤다.

    생김새는 선풍기와 비슷한데 크기가 작고 통통했다. 바람이 멀리까지 곧게 나간다길래, 반신반의하며 방 한쪽 구석에 두고 벽 쪽을 향하게 돌려 봤다.

    처음엔 바람이 얼굴로 안 오니 이게 시원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방 전체 공기가 도는 게 느껴져서, 구석에 고여 있던 더운 공기가 움직이는 듯했다.

    에어컨과 함께 틀어 보니 차이가 확실했다. 찬 공기가 방 구석구석까지 퍼져서, 예전엔 에어컨 앞만 시원하던 게 이제는 방 전체가 고르게 시원했다.

    덕분에 에어컨 온도를 조금 높여도 견딜 만했다. 전기요금 생각하면 이 조합이 낫겠다 싶어서, 낮에는 서큘레이터만 돌려 환기하듯 쓰기도 했다.

    바람을 직접 쐬는 시원함은 선풍기가 낫지만, 방 공기를 고르게 돌리는 데는 확실히 서큘레이터가 나았다. 용도가 다르구나 싶어, 올여름은 둘을 번갈아 써 볼 참이다.

  • 베란다 방울토마토를 처음 수확했다

    봄에 모종으로 심은 베란다 방울토마토가 드디어 빨갛게 익었다. 초록 열매만 한참 달려 있어 언제 익나 했는데, 며칠 새 몇 알이 발갛게 물들어 반가웠다.

    잘 익은 걸 골라 손으로 살짝 비틀어 땄다. 꼭지에서 톡 떨어지는 느낌이 어찌나 좋던지, 고작 몇 알인데도 수확이라는 게 이런 맛이구나 싶었다.

    딴 김에 웃자란 곁순도 정리했다. 줄기 사이에서 나온 곁순을 그냥 두면 영양이 분산된다길래, 열매 쪽으로 힘이 가라고 몇 개 떼어 냈다.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물에 씻어 하나 입에 넣어 보니, 사 먹던 것보다 껍질이 도톰하고 맛이 진했다. 완전히 익혀 따서 그런지 단맛이 확실히 달랐다.

    아직 초록인 열매가 잔뜩 남아 있어, 앞으로 며칠에 걸쳐 조금씩 더 딸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일 아침 베란다에 나가 빨개진 걸 찾는 게 소소한 재미가 됐다.

    물 주고 곁순 떼는 게 번거로울 때도 있지만, 이렇게 직접 딴 걸 먹으니 그동안의 수고가 싹 잊혔다. 다음엔 상추도 곁들여 심어 볼까 하는 욕심이 생긴다.

  • 열대야에 대나무 돗자리를 깔았다

    며칠째 열대야가 이어지니 침대에 누워도 등이 후끈해서 잠이 안 왔다. 에어컨을 밤새 틀기도 부담스러워, 예전에 사 두고 안 쓰던 대나무 돗자리를 꺼냈다.

    돌돌 말려 있던 걸 펴니 오래 접혀 있어 자국이 남아 있었다. 물걸레로 한 번 닦고 잠깐 널어 두었다가, 침대 위에 반듯하게 깔았다.

    누워 보니 처음엔 서늘한 감촉에 살짝 놀랐다. 등에 닿는 느낌이 이불과는 완전히 달라서, 뜨끈하던 자리가 순식간에 시원해지는 게 신기했다.

    다만 처음엔 대나무의 단단한 느낌이 배겨서 좀 불편했다. 얇은 홑이불을 하나 깔아 볼까 하다가, 그러면 시원한 맛이 덜할 것 같아 그냥 며칠 적응해 보기로 했다.

    뒤척일 때마다 서늘한 부분으로 자리를 옮기니, 굳이 에어컨을 안 켜도 견딜 만했다. 자리를 바꿔 가며 시원함을 찾는 재미가 은근 있었다.

    며칠 지나니 감촉에도 익숙해져서 이제는 제법 편하게 잔다. 별것 아닌 돗자리 하나로 열대야가 한결 견딜 만해지니, 진작 꺼낼 걸 그랬다 싶었다.

  • 베란다 상추가 웃자라 윗잎을 솎아 먹었다

    봄에 베란다 화분에 심은 상추가 어느새 훌쩍 자랐다. 그런데 잎이 빽빽하게 올라오면서 서로 겹쳐, 안쪽 잎들이 노랗게 뜨기 시작했다.

    이대로 두면 바람이 안 통해 다 상한다는 말이 생각나서, 웃자란 윗잎부터 솎아 주기로 했다. 어차피 따 먹을 거니 겸사겸사였다.

    큰 잎을 골라 밑동을 남기고 바깥쪽부터 하나씩 뜯었다. 속잎은 남겨 둬야 계속 자란다길래, 가운데 여린 잎은 건드리지 않았다.

    한 움큼 뜯고 나니 화분이 한결 성글어져 바람이 통할 것 같았다. 겹쳐서 답답해 보이던 게 정리되니 상추도 숨을 쉬는 듯했다.

    뜯은 상추는 물에 헹궈 저녁에 쌈으로 먹었다. 사 온 것보다 잎이 도톰하진 않아도, 내가 키운 거라 그런지 유난히 아삭하고 맛있게 느껴졌다.

    솎아 주고 나니 며칠 뒤 속잎이 또 부쩍 올라왔다. 뜯어 먹을수록 더 자란다니, 이 재미에 베란다 텃밭을 하는구나 싶었다.

  • 오랜만에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을 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려고 꺼냈더니, 페달을 밟을 때마다 끼익끼익 쇳소리가 났다. 체인을 보니 기름기가 다 마르고 벌겋게 녹까지 슬어 있었다.

    이대로 타면 체인이 상한다길래, 미뤄 뒀던 기름칠을 하기로 했다. 마침 자전거용 체인 오일이 있어서 그걸 꺼냈다.

    먼저 마른 헝겊으로 체인에 낀 묵은 때와 먼지를 닦아 냈다. 시커먼 게 잔뜩 묻어 나와서, 그동안 이런 걸 달고 굴러다녔나 싶었다.

    페달을 천천히 거꾸로 돌리면서 체인 마디마디에 오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골고루 스미라고 몇 바퀴 더 돌린 뒤, 넘친 기름은 다시 헝겊으로 닦아 냈다.

    기름이 너무 많으면 먼지가 더 잘 붙는다고 해서, 겉으로 흐르는 건 꼼꼼히 훔쳐 냈다. 그러고 나서 페달을 밟아 보니 그 거슬리던 쇳소리가 씻은 듯 사라졌다.

    바퀴가 매끄럽게 굴러가니 타는 맛이 확 달랐다. 별것 아닌 손질인데 이렇게 다를 줄이야. 앞으로는 계절마다 한 번씩은 챙겨 줘야겠다 싶었다.

  • 여름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버리기 시작했다

    여름이 되니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올라왔다. 특히 비 오는 날은 더 심해서, 부엌에 들어설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졌다.

    고민하다가,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얼려서 버린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좀 유난인가 싶었지만 냄새와 날파리에 시달리느니 해 보자 싶었다.

    남은 음식물의 물기를 최대한 짜서 봉지에 담고, 냉동실 한쪽에 자리를 마련해 넣어 두었다. 처음엔 음식물을 냉동실에 넣는 게 영 께름칙했다.

    그런데 얼려 두니 확실히 냄새가 안 났다. 배출하는 날 얼린 걸 그대로 꺼내 버리면 되니, 통에 며칠씩 두고 썩히는 것보다 훨씬 깔끔했다.

    날파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통에 음식물이 고여 있질 않으니 꼬일 일이 없어진 셈이다. 부엌에서 나던 그 꿉꿉한 냄새가 사라진 게 제일 좋았다.

    봉지째 얼려 두는 거라 냉동실 자리를 좀 차지하는 건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여름 한철 냄새 스트레스를 던 걸 생각하면, 이만한 방법이 없다 싶다.

  • 에어컨 필터를 꺼내 물로 씻었다

    에어컨을 처음 켜는 날, 바람에서 쿰쿰한 냄새가 나길래 필터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작년 여름 쓰고 그대로 닫아 둔 터라, 안에 먼지가 한가득일 게 뻔했다.

    앞면 커버를 양옆 걸쇠를 눌러 들어 올리니 필터 두 장이 끼워져 있었다. 꺼내 보니 회색 먼지가 융단처럼 앉아 있어, 이걸 모르고 틀 뻔했다 생각하니 아찔했다.

    필터는 욕실로 가져가 샤워기로 뒤쪽에서 앞으로 물을 흘려보내며 헹궜다. 먼지가 낀 반대 방향으로 물을 쏴야 잘 빠진다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시커먼 물이 한참 흘러나왔다.

    심하게 낀 부분은 부드러운 솔로 살살 문질렀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망이 상한다고 해서 힘을 빼고 결을 따라 가볍게 쓸어 줬다.

    다 씻은 필터는 그늘에서 물기를 완전히 말렸다. 젖은 채로 끼우면 곰팡이가 핀다고 해서, 햇볕 대신 바람 드는 곳에 한참 세워 두었다.

    바싹 마른 필터를 다시 끼우고 에어컨을 켜니 냄새가 가시고 바람 세기도 한결 나아졌다. 매년 첫 가동 전엔 이걸 꼭 해야겠다고, 달력에 적어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