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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란다 화분에 지지대를 세워 줬다

    베란다에서 키우는 방울토마토가 쑥쑥 자라더니 줄기가 제 무게를 못 이겨 축 늘어졌다. 이대로 두면 줄기가 꺾일 것 같아, 지지대를 세워 주기로 했다.

    지지대로 쓸 만한 걸 찾다가, 마침 안 쓰는 기다란 막대가 있어 그걸 쓰기로 했다. 화분 크기에 맞게 길이를 가늠해 골랐다.

    막대를 화분 흙에 깊숙이 꽂았다. 얕게 꽂으면 무게를 못 견디고 넘어질 것 같아, 뿌리를 다치지 않게 화분 가장자리 쪽으로 깊이 밀어 넣었다.

    늘어진 줄기를 조심스럽게 세워 막대에 기대 두었다. 억지로 세우면 줄기가 꺾일까 봐, 천천히 들어 올려 막대 옆에 나란히 붙였다.

    줄기와 막대를 끈으로 묶어 고정했다. 너무 꽉 묶으면 줄기가 조여 상한다길래, 여유를 두고 느슨하게 팔자 모양으로 감아 묶었다.

    키가 큰 줄기는 몇 군데를 나눠 묶었다. 한 곳만 묶으면 그 위가 또 휘어지니, 아래위로 두세 군데를 나눠 기대게 했다.

    곁가지 중 힘없이 처진 것도 함께 세워 줬다. 열매가 달린 가지가 특히 무거워 늘어져서, 그쪽은 따로 짧은 막대를 더 대 주었다.

    지지대를 세우고 나니 늘어졌던 줄기가 반듯하게 서 올라갔다. 햇빛도 고루 받을 것 같고, 바람에 흔들려도 꺾일 걱정이 덜했다.

    흙이 마른 것 같아 물도 흠뻑 주었다. 지지대를 세우느라 흙을 헤집었으니, 뿌리가 자리를 다시 잡도록 물을 넉넉히 부어 두었다.

    정리하고 보니 축 늘어졌던 화분이 제법 그럴듯한 모양이 됐다. 줄기가 반듯하게 서니 열매도 더 잘 익을 것 같아 뿌듯했다.

    며칠 지나 보니 줄기가 지지대를 타고 위로 한 뼘은 더 뻗어 올라가 있었다. 기댈 곳이 생기니 옆으로 축 처지지 않고 곧게 자라서, 좁은 베란다에서도 자리를 덜 차지하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진작 세워 줄 걸 싶었다. 식물도 자라면서 기댈 곳이 필요하구나 싶어, 앞으로는 줄기가 늘어지기 전에 미리 지지대를 챙겨 줘야겠다.

  • 서랍 속 엉킨 충전 케이블을 정리했다

    서랍을 열 때마다 엉킨 충전 케이블 뭉치가 걸리적거렸다. 어떤 게 쓰는 거고 어떤 게 죽은 건지도 모른 채 쌓여만 있어서, 날 잡고 정리하기로 했다.

    먼저 서랍 속 케이블을 전부 꺼내 바닥에 펼쳤다. 엉켜 있던 걸 하나씩 풀어 놓으니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이걸 다 왜 갖고 있었나 싶었다.

    먼저 종류별로 갈랐다. 요즘 쓰는 C타입과 옛날 폰의 구형 단자, 충전기 어댑터, 데이터 전송용까지 따로 모으니 그제야 대충 정리의 가닥이 잡혔다.

    쓰는 기기가 없는 케이블은 과감히 추려 냈다. 몇 년째 안 쓴 구형 단자 케이블이 여러 개라, 미련 없이 버릴 것으로 분류했다.

    남길 케이블은 하나씩 돌돌 말았다. 느슨하게 감으면 또 엉킬 것 같아, 고리 모양으로 감아 끝을 안쪽으로 끼워 풀리지 않게 했다.

    감은 케이블은 빵끈과 집게로 하나씩 묶었다. 마침 빵 살 때 딸려 온 끈이 있어서, 케이블마다 하나씩 감아 고정했다.

    묶은 케이블을 작은 상자에 세워 담았다. 눕혀서 쌓으면 다시 엉키니, 책 꽂듯 세워 담으니 어떤 게 있는지 한눈에 보였다.

    자주 쓰는 것은 앞쪽에, 가끔 쓰는 것은 뒤쪽에 두었다. 매일 쓰는 폰 충전기를 맨 앞에 두니, 급할 때 바로 뽑아 쓸 수 있었다.

    어댑터는 따로 작은 칸에 모았다. 케이블과 어댑터가 섞여 있으면 또 뒤엉키니, 칸을 나눠 담으니 훨씬 깔끔했다.

    버릴 케이블은 따로 봉투에 담아 두었다. 전자제품이라 그냥 버리면 안 된다길래, 분리배출 하는 곳에 내놓기로 하고 모아 두었다.

    어떤 케이블이 어느 기기 것인지 늘 헷갈리던 것도, 라벨을 하나씩 붙여 두니 말끔히 해결됐다. 마스킹 테이프를 짧게 잘라 기기 이름을 적어 감아 두니, 다음부터 급할 때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정리를 끝내고 서랍을 여니 엉킨 뭉치 없이 말끔했다. 필요한 케이블을 바로 찾으니, 진작 정리할 걸 그랬다 싶었다.

  • 자두를 씻어 냉장고에 넣어 뒀다

    제철이라 자두를 한 봉지 샀는데, 그냥 두니 금세 물러질 것 같았다. 먹기 좋게 씻어 정리해 두면 손이 자주 갈 것 같아, 손질해 넣어 두기로 했다.

    자두는 껍질에 하얀 분 같은 것이 묻어 있었다. 농약인가 싶었는데, 과일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천연 성분이라길래 가볍게 씻어 내기로 했다.

    흐르는 물에 자두를 하나씩 살살 문질러 씻었다. 껍질째 먹는 과일이라 더 신경이 쓰여서, 손으로 하나하나 굴려 가며 표면의 분과 먼지를 꼼꼼히 씻어 냈다.

    씻은 자두는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뺐다. 물기가 남은 채로 통에 담으면 금방 무를 것 같아, 한동안 두어 물기를 말렸다.

    덜 익어 단단한 것과 잘 익어 말랑한 것을 따로 골라 두었다. 익은 정도가 다르면 먹는 순서를 정하기 좋을 것 같아, 두 무더기로 나눴다.

    잘 익은 자두는 바로 먹을 만큼만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차게 두면 아삭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덜 익은 자두는 상온에 며칠 더 두기로 했다. 냉장고에 바로 넣으면 더 안 익는다길래, 바구니에 담아 실온에 내놓았다.

    통에 담을 때는 서로 눌리지 않게 한 겹으로 폈다. 겹겹이 쌓으면 아래 것이 눌려 무른다길래, 넓은 통에 나란히 담았다.

    더운 오후에 차게 식은 자두를 꺼내 먹어 보니 새콤달콤하고 시원했다. 껍질째 씻어 둔 거라, 꺼내서 바로 한입 베어 물면 되니 편했다.

    씻어서 보이는 곳에 두니 식구들도 지나가다 하나씩 집어 먹었다. 봉지째 두면 잊고 물러졌을 텐데, 손이 자주 가니 금방 없어졌다.

    많이 익어 물러진 자두는 따로 모아 뒀다가 갈아 마시기로 했다. 그냥 먹기엔 무른 것도 얼음과 설탕을 조금 넣어 함께 갈면 시원한 자두주스가 되니, 버릴 것 하나 없이 알뜰하게 먹을 수 있었다.

    잠깐 씻어 정리해 둔 것뿐인데 두고두고 편하게 먹었다. 자두처럼 금방 무르는 과일은 사 오는 날 바로 손질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 참외를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 뒀다

    제철이라 참외를 한 봉지 샀는데, 그대로 두니 손이 잘 안 가서 물러지기 십상이었다. 먹기 좋게 손질해 통에 담아 두기로 했다.

    먼저 참외를 흐르는 물에 문질러 씻었다. 껍질째 먹지는 않지만, 깎을 때 겉의 흙이 속으로 옮지 않게 깨끗이 씻어 두었다.

    참외를 반으로 갈라 속을 살펴봤다. 가운데 씨와 물컹한 속이 들어 있길래, 이 부분을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했다.

    숟가락으로 가운데 씨 부분을 긁어냈다. 씨가 씹히는 걸 싫어하는 식구가 있어서, 미리 파내 두면 먹기 편하겠다 싶었다.

    껍질은 감자칼로 얇게 벗겨 냈다. 참외 껍질은 두껍지 않아, 칼보다 감자칼로 슥슥 벗기니 훨씬 수월했다.

    손질한 참외를 한입 크기로 큼직하게 썰었다. 포크로 콕 찍어 먹기 좋게, 너무 잘게 썰지 않고 먹음직한 크기로 잘랐다.

    썬 참외를 밀폐 통에 차곡차곡 담았다. 통에 담아 두면 냉장고 냄새도 덜 배고, 꺼내 먹기도 훨씬 편할 것 같았다.

    통을 냉장고 잘 보이는 앞 칸에 넣어 두었다. 안쪽에 넣으면 또 잊고 안 먹을 것 같아,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자리에 두었다.

    더운 오후에 통을 꺼내 포크로 찍어 먹어 보니, 시원하고 아삭해서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었다. 씨도 없고 껍질도 벗겨져 있어 먹기가 편했다.

    손질해 두니 식구들도 지나가다 하나씩 집어 먹어서, 남아 물러질 걱정이 줄었다. 손이 자주 가니 오히려 금방 없어졌다.

    손질에 잠깐 손이 가긴 했어도, 두고두고 편하게 먹을 걸 생각하니 잘한 것 같았다. 참외를 사면 사 오는 날 바로 손질해 둬야겠다 싶었다.

  • 창문 방충망을 떼어 물로 씻었다

    창문을 열어 두면 바람에 먼지가 딸려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방충망을 보니 뽀얀 먼지가 그물눈을 막고 있어서, 떼어 내 물로 씻기로 했다.

    먼저 방충망을 창틀에서 조심히 떼어 냈다. 양옆을 잡고 살짝 들어 올리며 당기니, 홈에서 쑥 빠져나왔다.

    떼어 낸 방충망을 보니 먼지가 기름기와 엉겨 그물눈을 반쯤 덮고 있었다. 이걸 통과한 바람이 방으로 들어왔겠구나 싶어 좀 찜찜했다.

    욕실로 가져가 샤워기로 물을 뿌렸다. 물만 뿌려도 뽀얀 먼지가 주르륵 흘러내려서, 우선 겉먼지를 한 번 씻어 냈다.

    세제를 푼 물을 스펀지에 묻혀 그물망을 문질렀다. 위아래로 결을 따라 문지르니, 엉겨 붙어 있던 때가 거품과 함께 벗겨졌다.

    그물눈에 낀 때는 헌 칫솔로 살살 문질렀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망이 찢어질까 봐, 힘을 빼고 부드럽게 훑었다.

    양면을 다 문지른 뒤 샤워기로 헹궜다. 물이 그물눈을 시원하게 통과하는 걸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막혀 있었는지 실감이 났다.

    씻는 김에 창틀 홈도 닦았다. 방충망을 떼어 내니 창틀 레일에 낀 먼지와 모래가 훤히 보여서, 젖은 걸레로 훔쳐 냈다.

    씻은 방충망을 물기를 털어 세워 말렸다. 젖은 채로 끼우면 창틀에 물자국이 남을 것 같아, 바싹 마를 때까지 벽에 기대 두었다.

    다 마른 방충망을 창틀 홈에 도로 끼웠다. 아래 홈부터 맞춰 밀어 넣으니 딱 들어맞아서, 흔들어도 빠지지 않았다.

    맑아진 방충망으로 바람이 드니 확실히 공기가 산뜻했다. 창을 열어 둬도 먼지 걱정이 덜해서, 여름 내내 창을 마음 편히 열어 둘 수 있겠다 싶었다.

  • 수박 껍질로 무침을 만들어 봤다

    수박을 먹고 나면 두꺼운 껍질이 잔뜩 나와 버리기 아까웠다. 수박 껍질로 무침을 해 먹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먼저 수박 껍질의 겉 초록 부분을 칼로 벗겨 냈다. 딱딱한 겉껍질은 질기다길래, 하얀 속살 부분만 쓰려고 초록 껍질을 얇게 깎아 냈다.

    남은 하얀 부분에 붙은 빨간 과육도 숟가락으로 긁어냈다. 과육이 남으면 물러진다길래, 하얀 속만 남도록 깨끗이 정리했다.

    하얀 껍질을 도톰하게 채 썰었다. 무처럼 아삭한 식감을 살리려고, 너무 얇지 않게 적당한 굵기로 썰었다.

    썬 껍질에 소금을 살짝 뿌려 잠시 절였다. 물기가 많아 그냥 무치면 싱거워진다길래,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짜기로 했다.

    절인 껍질을 손으로 꼭 짜니 물이 제법 나왔다. 물기를 뺀 껍질을 만져 보니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워, 무말랭이 비슷한 느낌이 났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식초, 설탕을 넣어 양념을 만들었다. 새콤달콤하게 무쳐야 여름 반찬으로 어울릴 것 같아, 식초를 넉넉히 넣었다.

    물기를 짠 껍질에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손으로 골고루 버무리니 양념이 배면서, 제법 그럴듯한 무침 모양이 났다.

    참기름과 깨를 뿌려 마무리했다. 고소한 향이 더해지니, 버리려던 껍질이 어엿한 밑반찬으로 변신한 게 신기했다.

    한 입 먹어 보니 아삭하고 새콤해서 입맛이 확 돌았다. 오이무침과 비슷하면서도 특유의 식감이 있어, 여름 밥반찬으로 딱이었다.

    버리던 수박 껍질로 반찬 한 접시가 나오니 알뜰하게 챙긴 기분이었다. 앞으로 수박을 먹으면 껍질을 버리지 말고 이렇게 무쳐 먹어야겠다.

  • 냉동실에 쌓인 아이스팩을 정리했다

    냉동실 문을 열 때마다 아이스팩이 우르르 쏟아질 것 같았다. 배달 음식이며 새벽 배송을 시킬 때마다 딸려 온 걸 버리기 아까워 쟁여 둔 게 어느새 한가득이었다.

    꺼내며 세어 보니 스무 개가 훌쩍 넘었다. 냉동실 한 칸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으니, 정작 얼려야 할 국거리며 얼음 넣을 자리가 없던 게 다 이것 때문이었다.

    일단 전부 꺼내 식탁에 펼쳐 놓고 상태를 하나씩 살폈다. 빵빵하고 멀쩡한 것, 쭈글쭈글해진 것, 겉이 찢어져 눅눅해진 것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찢어졌거나 오래돼 보이는 것부터 골라 버리기로 했다. 그런데 아이스팩은 속 내용물에 따라 버리는 법이 다르다는 게 생각나서, 버리기 전에 겉면의 표시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내용물이 물이라고 적힌 것은 가위로 뜯어 물을 하수구에 흘려보내고 겉비닐만 분리해서 버렸다. 얼음이 덜 녹은 것들은 개수대에 한참을 세워 두고 녹여서 마저 비웠다.

    말랑한 젤 타입은 뜯어서 버리면 안 된다고 해서 통째로 종량제 봉투에 담았다.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뜯어 버릴 뻔했는데, 젤이 하수구를 막을 수 있다니 아찔했다.

    상태가 좋은 것만 여섯 개를 추려 남기기로 했다. 장 볼 때 보냉 가방에 넣기 좋은 납작한 것과, 더운 날 수건에 싸서 목에 대기 좋은 크기로만 골랐다.

    남긴 것들은 지퍼백에 두 개씩 나눠 담아 냉동실 문 쪽 칸에 세워서 정리했다. 눕혀서 쌓지 않고 책처럼 세워 두니 몇 개 남았는지 한눈에 들어왔다.

    동네 주민센터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 다음에 지나는 길에 확인해 보기로 했다. 모아서 가져가면 세척해서 재사용된다니 그게 제일 낫겠다 싶었다.

    정리를 끝내니 냉동실 한 칸이 통째로 비었다. 그 자리에 소분해 둔 국거리와 떡을 차곡차곡 넣으니, 냉동실이 그제야 제 역할을 찾은 것 같았다.

    아깝다고 무작정 쌓아 두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앞으로는 아이스팩이 생기면 여섯 개가 넘지 않게 그때그때 처리하기로 했다.

  • 에어컨 실외기 주변을 정리했다

    에어컨을 하루 종일 트는 날이 많아지니 이번 달 전기요금이 슬슬 겁났다. 실외기가 잘 돌아야 냉방 효율이 좋다는 말이 생각나서, 미뤄 두었던 베란다 실외기 주변을 살펴보기로 했다.

    가 보니 실외기 앞에 안 쓰는 화분이며 택배 빈 상자가 잔뜩 쌓여 있었다. 겨우내 하나둘 쌓아 둔 짐이 바람 나오는 앞을 딱 막고 있었던 것이다.

    실외기는 집 안의 열을 밖으로 뱉어내는 기계라, 앞이 막히면 그 더운 바람이 갇혀 효율이 떨어진다고 했다. 우선 에어컨을 끄고 팔을 걷어붙였다.

    앞을 막던 상자들은 접어서 내다 버리고, 화분들은 반대편 벽 쪽으로 밀어 두었다. 실외기 앞이 뻥 뚫리니 그것만으로도 한결 시원해 보였다.

    실외기 뒷면의 방열판에는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얇은 금속판이 촘촘하게 서 있는 곳이라 함부로 문지르면 휜다길래, 넓은 붓으로 결을 따라 살살 쓸어 먼지를 털어 냈다.

    겉면과 윗면은 물기를 꼭 짠 걸레로 닦았다. 전기 기계라 물을 뿌리면 안 될 것 같아, 젖은 걸레로 조심조심 훔치기만 했는데도 걸레가 새까매졌다.

    바닥에 쌓인 먼지 뭉치와 어디서 날아온 마른 나뭇잎도 쓸어 냈다. 언제 들어갔는지 모를 비닐봉지가 실외기 밑에 끼어 있어 그것도 빼냈다.

    정리를 끝내고 에어컨을 다시 켜 보니 실외기 도는 소리가 한결 부드럽게 들렸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거실이 전보다 빨리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실외기에 한여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것도 안 좋다길래 볕을 가릴 만한 게 없나 둘러봤다. 마침 안 쓰던 대나무 발이 있어 창에 드리워 실외기 쪽에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덮개를 씌우는 건 오히려 열이 갇혀서 안 된다고 해서 그만두었다. 바람길은 틔우고 그늘만 만들어 주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여름 내내 밖에서 고생하는 실외기를 이제야 챙긴 게 미안할 정도였다. 전기요금이 조금이라도 덜 나오길 바라며, 앞으로 베란다에 짐부터 쌓지 않기로 했다.

  • 샤워기 헤드를 식초물에 담가 뒀다

    샤워를 하는데 물줄기가 사방으로 삐죽삐죽 튀었다. 얼굴을 씻으려는데 물이 엉뚱하게 벽으로 튀길래 샤워기 구멍을 들여다보니, 몇 군데가 하얗게 막혀 있었다.

    구멍을 막은 하얀 것은 물속 석회질이 굳은 것이라고 했다. 바늘로 하나하나 파내는 것보다 식초에 담가 녹이는 게 낫다길래, 그 방법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먼저 샤워기 헤드를 호스에서 분리했다. 손으로 돌리니 생각보다 쉽게 풀렸는데, 연결부에 끼워져 있던 고무링이 툭 떨어져서 잃어버리지 않게 비누 받침에 따로 올려 두었다.

    큰 볼에 따뜻한 물과 식초를 반반쯤 섞었다. 코를 찌르는 시큼한 냄새가 확 올라왔지만, 물때 청소에는 이만한 게 없다니 창문을 열고 참기로 했다.

    헤드를 구멍 난 면이 아래로 가게 푹 담갔다. 담그자마자 구멍 주변에서 자잘한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는 게, 뭔가 녹아 나오고 있다는 신호 같아 괜히 뿌듯했다.

    그대로 두어 시간을 담가 두었다. 그 사이 욕실 선반에 어질러져 있던 샴푸 통과 빈 용기들을 정리하고, 바닥의 물때도 솔로 한 번 밀며 기다렸다.

    꺼내 보니 구멍마다 하얗게 굳어 있던 것이 말랑하게 불어 있었다. 안 쓰는 칫솔로 문지르자 석회 찌꺼기가 힘없이 부스러져 떨어져 나갔다.

    구멍 하나하나를 칫솔로 훑고 나서 흐르는 물에 헹궜다. 그래도 안 뚫린 몇 군데는 이쑤시개로 콕콕 찔러 마저 뚫으니 막힌 곳이 하나도 없어졌다.

    따로 둔 고무링을 제자리에 끼우고 헤드를 호스에 다시 돌려 끼웠다. 헐거우면 물이 샌다길래 손으로 단단히 조이고, 틀어 봐서 새는 데가 없는지 확인했다.

    물을 틀어 보니 물줄기가 쫙 고르게 뻗어 나왔다. 삐뚤게 튀던 물이 사라지니 수압까지 한층 세진 느낌이라 샤워가 다 개운했다.

    매일 몸을 씻는 샤워기를 그동안 한 번도 안 닦았다는 게 새삼 머쓱했다. 식초물에 담가 두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니, 몇 달에 한 번은 꼭 해 줘야겠다.

  • 여름 차렵이불로 바꿔 덮었다

    덮고 자던 이불이 여름밤엔 두껍고 더워서 자꾸 걷어차게 됐다. 땀이 배어 눅눅하기도 해서, 얇은 여름 차렵이불로 바꿔 덮기로 했다.

    우선 덮던 두꺼운 이불부터 걷어 냈다. 부피가 커서 개키는 것부터 일이었는데, 큰 면을 반으로 접고 다시 접어 겨우 각을 잡았다.

    걷어 낸 이불은 한 번 빨아 정리하기로 했다. 다음 계절에 다시 덮을 거라, 깨끗이 빨아 넣어 두면 꺼낼 때 개운하겠다 싶었다.

    새로 꺼낸 여름 차렵이불을 펼쳤다. 솜이 얇게 누벼져 있어 가볍고, 만져 보니 서늘한 감촉이 나서 여름에 딱이겠다 싶었다.

    차렵이불은 커버를 따로 씌우지 않아도 되는 게 편했다. 홑청을 꿰맬 필요 없이 그대로 덮으면 되니, 이불 바꾸는 데 손이 훨씬 덜 갔다.

    침대 위에 이불을 반듯하게 펴서 각을 맞췄다. 얇아서 잘 구겨지길래, 모서리를 매트리스에 맞춰 반듯하게 정리했다.

    베개 커버도 이왕 바꾸는 김에 시원한 소재로 함께 갈았다. 이불만 바꾸면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세트로 맞춰 두니 한결 산뜻했다.

    걷어 낸 두꺼운 이불은 압축은 하지 않고 큰 봉투에 넣어 장롱 위 칸에 올려 뒀다. 자주 꺼낼 건 아니라, 먼지만 안 앉게 싸서 넣어 두었다.

    밤에 얇은 차렵이불을 덮고 누워 보니 확실히 가볍고 시원했다. 두꺼운 이불을 덮을 때처럼 땀이 배거나 답답하지 않아 한결 편했다.

    다만 새벽에 에어컨 바람이 셀 땐 살짝 서늘해서, 얇은 걸 하나 더 걸쳐 두면 딱 좋았다. 얇은 이불은 겹쳐 덮기도 좋아 오히려 편했다.

    계절에 맞춰 이불 하나 바꿨을 뿐인데 잠자리가 한결 시원해졌다. 두꺼운 이불로 여름을 버티던 게 미련한 일이었구나 싶어, 진작 바꿀 걸 그랬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