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머그컵을 버리려다 붙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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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설거지하다 머그컵을 떨어뜨렸다. 손잡이가 똑 부러지고 몸통에도 금이 갔다. 몇 년을 쓰던 컵이라 그냥 버리기가 아까웠다. 매일 아침 커피를 담던 컵이라 정이 들었던 모양이다.

버리려다 문득 금 간 그릇을 금가루로 메우는 킨츠기라는 게 떠올랐다. 진짜 옻과 금가루는 비싸길래, 흉내만 내는 셀프 키트를 만 2천 원에 샀다. 접착제에 금색 가루를 섞어 바르는 식이었다.

부러진 손잡이를 먼저 붙였다. 접착제를 얇게 바르고 딱 맞춰 누르는데, 손이 미끄러져 두어 번 어긋났다. 잠깐 굳을 때까지 손으로 잡고 있어야 해서 팔이 다 저렸다. 5분이 어찌나 길던지. 삐져나온 접착제는 면봉으로 그때그때 닦아내야 자국이 안 남았다.

몸통 금 사이에는 금색을 섞은 접착제를 가는 붓으로 채워 넣었다. 일부러 깔끔하게 안 닦고 금 선이 살짝 도드라지게 뒀다. 깨진 자국을 숨기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거라는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하루를 꼬박 말렸다. 다음 날 물을 담아보니 새지 않았다. 다만 뜨거운 커피를 담는 건 좀 불안해서, 이 컵은 이제 연필꽂이로 쓰기로 했다. 책상 위에 두니 금색 선이 은근히 멋스러웠다. 손님이 와서 이게 뭐냐고 물으면 깨진 컵을 고친 거라고 괜히 자랑하게 됐다.

깨진 컵 하나 살리겠다고 하루를 쓴 셈이다. 효율로 따지면 새 컵을 사는 게 맞다. 그런데 깨진 자리를 금으로 메운 그 컵을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하게 좋다. 버렸으면 영영 몰랐을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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