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을 지우고 2주 동안 직접 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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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두 개를 지웠다.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고, 그냥 어느 날 주문 내역을 봤다가 깜짝 놀라서였다. 지난 한 달에 배달로만 32만 원을 썼더라. 한 번 시킬 때 배달비에 최소주문금액 맞추느라 안 먹어도 될 사이드까지 담은 게 쌓인 결과였다.

그래서 2주만 배달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첫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습관처럼 폰을 들었다가 앱이 없는 걸 보고 멈칫했다. 결국 냉장고를 열었는데 계란이랑 시들어가는 대파, 안 뜯은 햇반 몇 개가 전부였다. 그날은 계란밥에 김으로 때웠다.

다음 날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 뭘 사야 할지 몰라서 한참 헤맸다. 평소 같으면 그냥 시켜 먹던 김치찌개를 직접 끓여보겠다고 돼지고기 한 근, 두부, 김치를 샀다. 다 합쳐서 만 원이 안 됐다. 배달로 시키면 만 오천 원은 줘야 하는 양이었다.

요리는 서툴렀다. 김치찌개는 간이 안 맞아 짜기만 했고, 계란찜은 물 조절을 못 해서 멀게졌다. 그래도 두세 번 하니까 조금씩 나아졌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김치를 먼저 볶으니까 확실히 맛이 달랐다.

2주 동안 한 번도 안 시킨 건 아니다. 한 번은 도저히 하기 싫어서 동네 중국집에 직접 전화해서 포장해 왔다. 그래도 배달앱 켜고 30분씩 메뉴 고르며 끌려다니던 거랑은 달랐다. 내가 먹을 걸 내가 정한다는 감각이 돌아온 느낌이었다.

2주가 지나고 식비를 계산해보니 절반도 안 됐다. 무엇보다 냉장고에 재료가 떨어지면 장을 보고, 있는 걸로 뭘 해 먹을지 궁리하는 그 흐름이 생긴 게 컸다. 배달앱은 아직 안 깔았다. 가끔 그립긴 한데, 일단은 이대로 좀 더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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