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구울 때마다 껍질이 팬에 눌어붙어 뒤집으면 살이 찢어지고 껍질은 팬에 남았다. 코팅 팬을 새로 사도 마찬가지여서 생선 탓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생선 표면의 물기와 팬 온도가 문제였다. 물기를 닦고 예열을 제대로 하니 껍질째 깔끔하게 뒤집어졌다.
껍질이 붙는 건 생선 표면의 수분이 팬에 닿아 끓으면서 단백질이 팬 표면에 달라붙기 때문이라고 했다. 팬이 덜 뜨거우면 껍질이 바로 굳지 않고 끈적한 상태로 팬에 들러붙고, 그 상태에서 억지로 뒤집으니 찢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팬이 충분히 뜨거우면 껍질 표면이 순간 굳어 팬과 사이에 얇은 막이 생겨 떨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생선을 냉장고에서 꺼내 20분 두어 찬 기를 뺀 뒤, 키친타월로 양면을 꾹꾹 눌러 물기를 완전히 닦았다. 껍질 쪽은 두 번 닦았는데 타월이 더 이상 젖지 않을 때까지였다. 소금은 굽기 15분 전에 뿌려 두었다가 배어 나온 물을 다시 닦았다. 소금이 수분을 끌어내므로 미리 뿌리고 닦는 게 요령이었다.
팬은 기름 없이 중불에 2분쯤 달궜다.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려 구슬처럼 굴러다니면 된 것이고, 그때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10초 더 기다렸다. 생선은 껍질이 아래로 가게 놓고 뒤집개로 살을 5초쯤 눌러 껍질이 팬에 고르게 닿게 했다. 껍질이 오그라들며 가운데가 뜨면 그 부분만 안 익어 붙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건드리지 않고 기다렸다. 3분쯤 지나 가장자리가 하얗게 익어 올라오고 팬을 흔들었을 때 생선이 미끄러지면 뒤집을 때였다. 미끄러지지 않으면 아직 붙어 있는 것이니 30초 더 기다렸다. 뒤집은 뒤에는 불을 약하게 줄여 2분 익히고 꺼냈다. 두꺼운 생선은 뚜껑을 잠깐 덮어 속까지 익혔다.
물기 닦기, 예열 2분, 미끄러질 때 뒤집기 세 가지로 고등어 껍질이 바삭하게 통째로 나왔다. 삼치와 연어에도 똑같이 통했고, 팬에 남는 게 없으니 설거지도 편해졌다. 그동안 팬을 탓하며 바꾼 돈이 아까웠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