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딱히 갈 데는 없고 집은 덥고 해서, 가까운 계곡에 발이나 담그러 다녀왔다. 멀리 가는 건 부담스러워 차로 삼십 분쯤 되는 동네 계곡으로 정했다.
돗자리랑 김밥, 물통만 대충 챙겨서 갔다. 도착하니 이미 자리 잡은 사람들이 꽤 있어서, 나무 그늘 밑 적당한 바위 옆에 자리를 폈다.
바지를 걷고 물에 발을 담그니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났다. 처음엔 시려서 발을 뺐다가, 조금 지나니 적응돼서 계속 담그고 있게 됐다. 발끝부터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었다.
가져간 김밥을 그늘에서 먹는데, 물소리 들으면서 먹으니 별것 아닌 김밥도 유난히 맛있었다. 발은 계속 물에 담근 채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돌아올 땐 발이 퉁퉁 불어 있었지만 기분은 개운했다. 멀리 휴가 안 가도 이렇게 반나절 다녀오는 걸로 충분하다 싶었다. 다음에도 더우면 또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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