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타들어가는 화분을 그늘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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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이어진 폭염에 베란다 화분들이 축 늘어졌다. 물을 줘도 잎 끝이 누렇게 마르고 바스락거려서, 이러다 다 죽겠다 싶어 부랴부랴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낮에 해가 정면으로 드는 자리라 화분이 그야말로 오븐 속 같았다. 흙을 만져 보니 겉은 바싹 말랐는데, 그렇다고 물을 벌컥 준다고 될 일이 아닌 듯했다.

우선 햇볕이 직접 닿지 않는 안쪽 그늘로 화분들을 하나씩 날랐다. 큰 화분은 무거워서 질질 끌다시피 옮겼는데, 흙까지 젖어 있으니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잎이 심하게 탄 가지는 가위로 잘라 정리했다. 아까웠지만 마른 잎을 그냥 두면 나머지까지 힘들어진다길래, 마음을 다잡고 누렇게 뜬 부분을 솎아 냈다.

해가 누그러진 저녁에 물을 흠뻑 줬다. 한낮에 주면 흙 속이 오히려 뜨거워진다길래 일부러 시간을 늦췄더니, 잎이 조금씩 생기를 찾는 것 같았다.

다음 날 보니 늘어졌던 잎이 제법 살아나 있었다. 여름엔 물보다 자리가 먼저구나 싶어서, 한낮 볕이 드는 화분들은 당분간 그늘에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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