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그런지 냉장고에서 쉰내가 나는 것 같아, 마음먹고 냉장고 정리를 했다. 언제 넣어 뒀는지 기억도 안 나는 것들이 안쪽에 잔뜩 있을 게 뻔했다.
일단 문짝부터 하나씩 꺼냈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소스병이며, 곰팡이 핀 잼이며, 굳어 버린 고추장이 줄줄이 나왔다. 안쪽 깊은 곳에선 정체 모를 반찬통도 나왔는데 열어 볼 엄두가 안 났다.
버릴 것을 봉투에 담다 보니 큰 봉투가 금세 찼다. 이렇게 쟁여 두고 안 먹었구나 싶어 좀 반성이 됐다. 남길 것만 추려 놓고 빈 칸을 행주로 닦아 냈다.
선반을 빼서 물로 씻고 물기를 닦은 뒤 다시 끼웠다. 남은 것들을 종류별로 자리를 정해 넣으니, 안이 훤해지고 뭐가 있는지 한눈에 보였다.
문을 닫고 나니 쉰내도 사라지고 속이 다 시원했다. 텅 빈 것처럼 넓어진 냉장고를 보니 뿌듯했다. 이제 필요한 것만 사서 제때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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