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를 틀어 놓으면 고개가 자꾸 아래로 푹 숙여져서 바람이 엉뚱한 데로 갔다. 목 부분이 헐거워진 것 같아, 나사를 조여 고정해 보기로 했다.
우선 선풍기 플러그를 뽑았다. 만지다 잘못 켜지면 위험하니, 손대기 전에 전원부터 확실히 끊어 두었다.
고개가 숙여지는 목 부분을 살펴보니, 각도를 조절하는 관절에 나사가 하나 물려 있었다. 이게 풀려서 헐거워진 모양이었다.
집에 있는 드라이버를 꺼내 나사 홈에 맞는 것을 골랐다. 홈보다 작은 걸 쓰면 헛돌며 홈이 뭉개진다길래, 크기가 딱 맞는 드라이버를 찾았다.
선풍기 고개를 위로 살짝 든 상태에서 나사를 조였다. 숙여진 채로 조이면 그 각도로 고정되니, 원하는 방향으로 든 다음 조이는 게 요령이었다.
처음엔 헛도는 느낌이라 잘 안 조여졌는데, 관절을 손으로 잡아 고정하고 다시 돌리니 조금씩 물렸다. 너무 세게 조이면 각도 조절이 아예 안 될까 봐 적당히 힘을 줬다.
나사를 조인 뒤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여 봤다. 뻑뻑하면서도 원하는 각도에서 멈추는 걸 보니, 이제 저절로 숙여지진 않겠다 싶었다.
조인 김에 선풍기 뒤판과 날개 쪽 나사도 흔들리는 게 없는지 살펴봤다. 오래 쓰면 진동으로 이곳저곳 헐거워진다길래, 다른 나사도 손으로 확인해 조였다.
다시 플러그를 꽂고 켜 보니, 고개가 아래로 처지지 않고 원하는 높이에서 바람이 나왔다. 엉뚱한 데로 가던 바람이 제대로 오니 훨씬 시원했다.
새로 살까 하던 참이었는데 나사 하나 조인 걸로 멀쩡해져서, 괜히 버릴 뻔했구나 싶었다. 고장이 아니라 그저 헐거워졌던 것뿐이었다.
간단한 건데도 모르면 그냥 불편하게 쓰거나 버리게 되는구나 싶었다. 드라이버 하나면 되는 일이라, 앞으로 뭔가 헐거워지면 우선 나사부터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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